“국제 야영을 통해 인천을 널리 알릴 수만 있었다면 하는 바람뿐이었습니다.”

2009년 세밑을 맞은 한국걸스카우트 인천연맹의 유윤주(62) 연맹장은 지난 8월을 결코 잊을 수 없다. 8월 5일부터 11일까지 인천대공원 등에서 열린 ‘제12회 걸스카우트 국제야영, 인천’을 성공리에 마쳤다는 생각 때문이다.

부평의 일터에서 인천연맹이 있는 숭의동까지 숱하게 발품을 팔았다. 외국의 대원을 포함한 총 1만3천명의 잔치판을 위해서 였다. 이 대회의 부야영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간식은 물론 기념품 등도 꼼꼼히 챙겼다. 6박7일간 진행되다보니 안전한 야영이 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인천의 참가자들에게 외국 대원과 지도자들을 만났을 때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인사법을 가르쳤습니다.”

유 연맹장은 작은 친절이 한국을 세계적인 수준의 나라로 만든다는 교육을 강조했다고 한다. 몸은 고됐지만 외국이나 지방에서 온 대원들의 환한 미소를 보면 피로가 풀렸다. 이 대회의 주제가 ‘Make your Tomorrow’였던 만큼 미래에 방점을 뒀고, 인천을 푸근하고 평온한 곳으로 알려야 한다는 소임이 높았다.

이같은 유윤주 연맹장의 노고는 최근 정부로부터 공인(?)을 받았다. 그는 지난 16일 ‘이명박 대통령 표창장’을 받은 것이다. 인천연맹, 인천시, 참여한 청소년 등이 열심히 했을 뿐인 데 큰 상을 받는다는 것은 과분하다고 유 연맹장은 자신을 낮췄다.

그러나 대통령상은 남발하지 않는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시상에 앞서 행정안전부가 인천에 와 유윤주 연맹장이 이 상을 받을 만한 인물인지 사전조사까지 실시했다고 한다.

남편을 묵묵히 돕는 한편 두 아들을 건사하며 주부로서 살아온 유 연맹장은 걸스카우트와 대한적십자사를 계기로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걸스카우트 육성회원으로 참여하다 지난 2006년에 연맹장으로 뽑혔고, 같은 해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의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장에 올랐다.

“집에서 살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하느님께서 건강을 선물로 주시는 것 같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만큼 베푸는 정신은 그가 강조하는 첫 번째 인성이다. 사랑과 배려가 충만해진다면 이 사회에서 갈등은 자리할 수 없을 것이 유 연맹장의 그동안 가져온 신념이다. 두 아들을 모두 의사로 키울 수 있었던 데는 유 연맹장의 이러한 마음씨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란 것이 주변의 평가다.

“손주 준환(3)이가 ‘윤주 할머니’라고 부를 때면 피로가 싹 씻깁니다.” 손주가 할머니의 이름을 부른다는 점은 그만큼 유윤주 연맹장의 친근함과 열려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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