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극장가에 혈투가 진행중이다.

학생들의 개학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비수기로 뽑히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34편의 영화가 개봉되며 치열한 흥행대결을 벌이고 있기 때문. 34편이라면 하루에 한편 꼴로 영화가 개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수기에 이처럼 영화가 몰리는 이유는 10월초에 잡혀있는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 황금대목 기간을 노리고 있기 때문.

10월 5~7일까지 추석 연휴를 전후해 개천절과 한글날, 주말을 합치면 무려 열흘간의 릴레이 휴일이 이어지게 된다. 극장가는 이 기간을 올 한해 최고의 대목 시즌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흥행성을 자신하는 영화들의 경우 이들 연휴 전에 개봉해야만 승산이 있다는 것. 또 흥행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작품들의 경우엔 이 기간을 피해야 한다.

9월 4주동안 이래저래 영화들이 집중되고 있는 건 그 때문이다. 흥행성이 약한 영화들은 9월 상반기, 이른바 '대박'을 꿈꾸고 있는 작품들은 9월 하반기로 일정들이 잡혀 있다.

따라서 9월의 승부, 더 나아가 올 추석 연휴의 진검 승부는 9월 19일과 26일에 개봉되는 영화들에 의해 치러질 전망이다.




이번 흥행 대전에서 선수를 치고 나가는 작품은 바로 '가문의 부활'이다. '가문의 영광' '가문의 위기'에 이은 이른바 '가문' 시리즈 3탄 격에 해당하는 이 영화는 전작 두편 모두 평균 5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는 점에서 또 한번의 흥행 '기적'을 바라고 있다.

이번 3편은 지난 1,2편과는 달리 사실상 '조폭영화'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도 최고의 조폭 명가로 이름을 날렸던 백호파 가문이지만 조폭의 천적인 검사 진경(김원희 분)을 맏며느리로 들이면서 파란만장했던 조직 생활과 작별을 고한 상태.

이들은 어머니 홍덕자 여사(김수미 분)의 손맛을 기반으로 '엄니 손 김치 사업'을 시작, 식품회사로서 새로운 가문의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흥행 코드가 부족하다고 판단, 이 '잘 나가는 가문'에 훼방을 놓는 신흥 조폭 집단을 등장시켜 '속시원한' 액션 신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가문의 부활'에 선두 주자를 내주기는 하지만 26일에 개봉되는 영화들의 면면 역시 결코 만만치가 않다. 역시 외화보다는 한국영화의 강세가 예상된다.

숨막히는 흥행전을 치를 한국 영화는 모두 4편. '왕의 남자'로 단박 최고 흥행감독 대열에 오른 이준익 감독의 신작 '라디오 스타'를 필두로 '범죄의 재구성'을 만들었던 최동훈 감독의 '타짜', '동해물과 백두산이' 등의 영화로 잘 알려진 안진우 감독의 '잘살아보세' 그리고 이형곤 감독의 '구미호 가족' 등이다.

이들 작품은 빅 히트를 노리고 있는 영화답게 모두들 대형 스타들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특징. '라디오 스타'에는 국민배우로 불리는 안성기 박중훈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7년만에 호흡을 맞추고 있고 '타짜'에는 조승우와 김혜수 백윤식 등이, '잘살아보세'는 김정은 이범수가, 출연한다.

'괴물'의 1200만 관객 동원에 힘입어 한국영화계에 다시 한번 '붐업'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영화가 계속해서 활황 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하반기 한국영화 시장은 이들 영화 손에 달렸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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