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고액 기부자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Hornor Society)의 3번째 주인공이 된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 황규철(57·경림건설(주) 대표이사) 회장은 ‘고액 기부자’라는 타이틀에 책임감과 부담스러움을 동시에 느낀다. 인천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모금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아너소사이어티’를 알게되고 주변에 알려온 그가 스스로 기부자가 되겠다고 용기를 낸 데는 ‘실천’만이 가장 효과 높은 권유라는 것을 알게됐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4년째 인천시건설협회장을 하면서 지역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봉사활동과 기부를 시작한 것이 자꾸 불어나고 있지않나”라며 “일단 작은 기부라도 실천해야 한다”고 웃음 지었다. 적극적인 성격 탓에 지역에 돌려주어야겠다는 작은 실천들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어느때부터 황 회장 뒤에는 ‘지역 기업인’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연간 8억원 정도인 협회 운영비 중 절반 이상을 지역사회 환원에 쓰는 것도 나누면 배가 되는 것을 실천을 통해 스스로 배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협회가 아닌 이름 석자를 내걸고 고액 기부에 나선 데에 그는 “협회 운영비는 말 그대로 건설협회가 시민과 함께 살겠다는 의지고 방향인데 내가 그런 협회 일로 칭찬받는 것이 부끄러워 월급과 생활비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고 싶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여전히 기부가 인색한 사회 분위기와 고액을 기부하겠다고 나선 그를 향해 곱지않는 시선을 보내는 이들에 대해서도 황 회장은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처지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부를 축척한 뒤 어려운 이들을 도우려하고 부를 축척한 이는 반대로 자신의 부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기부를 꺼리는 분위기가 남아있는 것이 안타깝다. 내가 가진 것은 아껴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기부이며 작은 것이라도 나눈다면 보람과 기쁨은 배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회장은 “봉사활동이 늘어나면서 이러다 정계 진출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이도 있다.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인데 정치는 내가 잘 할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국에서 15명, 특히 인천에는 황 회장을 포함해 4명의 회원이 전부인 ‘아너소사이어티’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보다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할 생각이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용기가 늘어 주변 눈치를 보지않고 소신껏 행동하게 됐다. 때로는 많은 생각과 고민이 행동의 발목을 잡는다. 나눌 수 있는 마음들을 작게라도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홍신영기자 cubsho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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