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졌어도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장애를 딛고 일어서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지난 4일 ‘2009 인천시장애인체육인의 날 및 유공자 표창식’에서 인천신문이 제정한 체육상을 수상한 육상의 송기홍(39·청각장애)씨.

그는 장애를 겪고 있지만 누구보다 낙천적이고 강한 도전의식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주종목인 육상 외에도 보디빌딩과 스키 대회에 참가하며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고, 서울의 한 중학교 체육교사로 활동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을 시작해 원광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광주에서 엘리트 실업팀 선수로 활동하는 등 장래가 촉망받는 선수였다. 그러다 지난 2001년 산악훈련인 크로스컨트리 도중 넘어져 심한 부상을 입고 한쪽 귀의 청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반대 쪽 귀 역시 손상을 입어 청각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다쳤을 때 정말 눈앞이 깜깜했어요.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귀가 다쳤으니 일반인들과 똑같이 훈련하는 것은 무리였죠. 그래도 좌절하기보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습니다. 장애인육상대회에 참가하며 육상 감각을 찾았고, 보디빌딩과 스키에도 도전하며 자신감을 되찾았죠.”

그는 지난 9월15일 미스터 YMCA전국보디빌딩선발대회 남일부 55㎏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대회가 10월 전국장애인체전 보다 앞서 열리면서 고된 체중감량을 해야 했다.

“보디빌딩 대회에 최경량급으로 도전해 체중감량이 제일 힘들었어요. 하지만 기초체력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대회를 준비했고, 식이요법과 수면요법 등 체계적인 훈련으로 보디빌딩과 육상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지요.”

결국 그는 장애인체전 육상종목에서 5천m와 10㎞, 4X100m 등 세 종목에서 금메달을, 800m와 1천500m에선 각각 은메달을 걸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마쳤다.

또 지난 겨울엔 제90회 동계체전에 참가해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나섰고, 올해도 인천 마크를 달고 동계체전과 장애인동계체전에서 같은 종목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선을 다해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는 그는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나서고 싶다는 각오다.

“장애유형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장애인들도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자신감을 갖는다면 비장애인들만큼 만족할만한 성적을 얻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비장애인들 역시 장애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고, 그 사람의 겉모습보다 능력과 노력하는 자세를 봐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