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부산업단지 내 주물업체 절반가량이 지방 이전을 확정하는 등 지역 기업들의 ‘탈 인천’이 가시화하고 있다.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이하 경인주물조합)은 서구 경서동 서부산업단지 내 주물업체 23개가 충남 예산군 고덕면 일대 예산 신소재산업단지로 2014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인주물조합 소속 23개 기업은 이날 오후 2시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2014년까지 모두 2천25억원을 투자해 예산 신소재산업단지 내 42만2천547㎡ 부지를 매입, 공장 건설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특히 이번에 이전을 결정한 주물업체들은 자동차 및 기계부품용 금속주조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로 충남지역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충남발전연구원이 이들 기업을 유치할 경우 앞으로 5년간 2천76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와 1천994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을 정도다.

반면 인천은 경인주물조합 회원 기업 38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충남으로 이전을 결정한 만큼 향후 관련 기업의 추가 이전도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해업종으로 취급받아 온데다 환경개선 및 사업 확장을 위한 부지 추가 확보가 어렵고 갖가지 환경 규제 등으로 생산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천에서 지방으로 이전 시 물류비 증가와 거래처 관리 애로 등의 문제점에도 불구 각종 행정적·재정적 혜택과 함께 넓은 부지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이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류옥섭 경인주물조합 이사장은 “인천에서 수십 년 동안 자리를 지킨 주물업체들이지만 경쟁력 강화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해 이전을 결정한 것 같다”며 “충남 이전을 계기로 주물업계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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