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를 마치고 일자리를 구하던 A(25)씨는 좁은 취업문에 말로만 듣던 청년 실업난을 체감했다.

결국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위험한 선택까지 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30분쯤 인천시 남구 문학동 자신의 원룸에서 장판위에 번개탄 5~6개를 피웠다.

술에 만취한 A씨는 친구에게 전화로 “자살하겠다”는 짧은 말만 남겼다. 다행히 A씨는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군대를 갔다왔지만 직업은 없고 취업은 안돼 앞길이 막막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청년 실업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청년 실업률은 물론 전체 실업률도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22일 통계청의 ‘지역별 청년실업 현황’에 따르면 인천지역 청년 실업자는 2만6천명으로 실업률이 9.5%(전국 평균 8.0%)에 달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울산과 동일했다.

서울(7.8%)과 경기도(8.3%)는 물론 시세가 비슷한 부산(8.4%)과 대구(9.3%)보다도 많게는 1.7%p 높은 것이다. 전국에서 청년 실업률은 전남이 4.9%로 가장 낮았다.

지역 내 청년 실업률은 2005년 8.3%(2만3천명)에서 2006년 9.2%(2만6천명)로 0.9%p 올랐다가 2007년 8.3%(2만3천명), 지난해 7.7%(2만명)로 점차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1분기(1~3월)에 8.5%(2만2천명), 하반기(4~6월)에 9.5%(2만6천명)를 기록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내 전체 실업자도 지난 10월말 현재 5만7천명으로 지난해보다 16.1%(8천명) 늘었다. 경인지방노동청의 ‘10월 인천 고용동향’을 보면 전국 평균 실업자 증가율은 전년 대비 8.6%에 그쳤다.

전체 실업률도 같은 기간 4.2%로 나타나 전국 평균인 3.2%보다 1.0%p 높았고, 전년 동월 대비 0.5% 올라 전국 상승폭인 0.2%를 상회했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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