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에서 아파트 분양이 집중된 올해 인천 분양시장은 갖가지 진기록을 쏟아냈다. 경제자유구역에서 분양이 집중되면서 역대 최대 물량이 분양됐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있는데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분양가가 작년보다 높아졌다. 올해 최대 청약경쟁률 단지도 인천 경제구역에서 나왔다.

하지만 기존 아파트는 매매가나 전세가 모두 가격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아 활황 국면이 이어졌던 경제구역과는 정반대 현상을 보였다. 게다가 기존 시장은 매수세가 끊기다시피 해 앞으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수요가 경제자유구역에만 지나치게 쏠리고 기존 도심지역은 썰렁해지면서 경제자유구역- 도심지역간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분양시장 활황= 인천은 올해 총 2만3천315가구의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를 분양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분양 물량 1만2천293가구에 비해 59.6%가 늘어난 것으로, 연간 물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전체 분양 가구수는 10만가구가 채 못되는 9만8천338가구로, 2000년대 이후 역대 최저 공급 물량을 보였다. 지난해 12만8천34가구가 공급됐던 것과 비교해 23.2%나 감소했다.

분양가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천만 올랐다. 인천의 올해 평균 분양가는 3.3㎡당 1천73만원으로 지난해 1천25만원보다 4.6%(48만원)이 상승했다. 이는 서울과 경기가 모두 작년보다 평균 분양가가 떨어지고 전국 평균 분양가도 작년보다 8.1%가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역시 정반대 현상이다.

인천은 송도나 청라 등 경제구역 분양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2007년 1천만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내리 1천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최대 청약경쟁률 단지와 최대 경쟁률 타입도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나왔다. 지난 5월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 더샵 하버뷰II는 평균 59.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최고 청약을 기록했고, 6월 청라지구에서 선보였던 청라 SK뷰도 대형인 272㎡가 198대 1의 경쟁률을 보여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타입으로 기록됐다.

전국 분양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인천만 활황을 누린 것은 경제자유구역에서 아파트 분양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인천경제구역은 올해 여느 때 인천의 연간 물량과 맞먹는 1만2천93가구의 분양 물량을 쏟아냈다. 올해 인천 연간 공급물량이 2만3천545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경제구역에서 쏟아진 셈이다. 인천지역에서 경제구역 분양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7년 34.1%, 지난해 45.6%를 각각 차지했다가 올해에는 51.8%로 높아졌다.

▲기존 아파트시장 침체= 이에 반해 올해 기존 아파트 시장은 매매가가 11월 17일까지 0.11% 오르는데 그쳐 보합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서울이 5.44% 상승하고 전국적으로 2.48% 오른 것과 비교해 미미한 상승세다. 전국 16개 시도와 비교해도 소폭 하락한 대구광역시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가도 1.43% 오르는데 그치면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전국 전세가는 평균 4.74%가 올랐고 서울은 8.3%나 급등했다.

인천 아파트시장은 작년 10월 국내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연초부터 5월까지 매달 하락세를 유지하다 6월 이후 저금리 기조, 경기 회복 기대감 영향으로 6~10월 소폭 상승이나 보합세로 전환됐으나 11월 들어 DTI 규제 영향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인천의 아파트시장은 현재 매매거래 활발 정도가 매수세가 완전히 끊겼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인 2.4%에 불과하고, 매수세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구도심 중심의 기존 아파트 시장은 앞으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활황을 보이고 있는 분양시장과 달리 기존 시장은 장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루 빨리 구도심 활성화 등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경제구역-구도심간 양극화가 치유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구준회기자 jh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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