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것이 섬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밀물과 썰물 사이 드러나는 모습이라든가, 하늘과 땅 사이 공간에서 우리의 삶을 봅니다.

섬 여행을 다니며 각인된 이미지들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특정한 장소에 대한 묘사보다는 풍경이 주는 이미지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해석이지요.”

한국화가 이창구의 다섯째 개인전 테마는 ‘섬’이다. 자연의 풍경들을 수묵 담채로 표현해오고 있는 작가는 이번엔 섬과 바위에 눈을 돌렸다.

돌섬, 솔섬, 무인도 등 딱히 어느 섬이라고 찍을 수 없는, 한적한 어촌의 이름 없는 섬들이다. 유명한 곳보다는 볼품없고 심지어 초라하기까지 한 섬들을 스치면서 받은 인상을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했다고 작가는 밝힌다.

작품마다 바위가 많다. “불혹의 나이를 넘기면서 작품에 대한 정체성을 찾으려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눈에 들어온 것이 흔들리지 않는 바위였어요. 한곳에 뿌리를 박은 모습이 끌렸습니다.” 전통기법으로는 과정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바위를 굳이 고집하게 된 이유다.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직접 작업을 하는 것도 다른 작가들과 차별된다.

“완성한 후 때로는 완벽하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밑그림에서 자유로워지려는 나만의 원칙입니다. 스스로 즐기기 위함이에요.”

화선지를 거부한다. 대신 전통 한지를 고집한다.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쉬운 쪽을 포기한 것이다. 질박함을 위해 메마른 붓을 사용한다고 작가는 설명을 더한다.

“구도에 신경을 썼습니다. 섬이라는 풍경속에서 감성이 묻어나도록 예컨대, 쓸쓸한 이미지를 정한 다음 그림을 그려나갔지요. 작품 규모가 커지면 이미지가 안 나와서 가능한 한 30호 미만으로 했습니다.”

20여점을 출품했다. 5일부터 12일까지 인천 신세계 갤러리로 초대한다. ☎(032)430--1180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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