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명물인 소래철교가 철거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그대로 두면 위험하다는 안전점검 결과를 놓고 철교를 양분하고 있는 남동구와 시흥시가 각각 보존과 철거라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소래철교 소유주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남동구와 시흥시의 의견을 들은 뒤 철거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인선이 폐선된 이후 철도청에서 다리 관리권을 넘겨 받은 남동구는 보강공사를 거쳐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역사적 가치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서도 소래철교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시흥시는 소래포구와 인접한 월곶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래포구를 찾는 관광객들이 월곶 주변에 차를 불법으로 주차해 놓고 소래포구로 넘어가는 등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라지는 것들은 우리를 그리움에 젖게 한다. 반세기 넘게 인천~수원 간 해안가 주민들의 발 노릇을 톡톡히 하며 이들의 애환을 실어 날랐던 수인선 꼬마열차도 산업화와 도시화에 밀려 그런 아쉬움과 추억을 남기고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꼬마열차는 더 이상 다니지 않지만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소중한 추억과 낭만을 간직하고 있는 소래철교를 찾고 있다. 이번 기회에 소래철교의 가치가 재확인돼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래철교가 지닌 역사적 의미가 무엇인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소래철교는 국내에 마지막 남은 협궤 철로로 그 자체만으로도 보존가치가 높다. 수인선 꼬마열차는 멈춰 섰지만 여전히 연간 1천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남아 있다. 몇 년 전부터 남동구가 소래철교의 문화재 지정을 추진해 왔지만 시흥시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한다. 남동구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천시민들은 철교를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에서도 지역문화의 계승 차원에서 과거와 현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살아 숨 쉬는 소래철교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켜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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