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마지막 남은 협궤 철로, ‘소래철교’가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 철교를 양분하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와 경기도 시흥시가 ‘존치’와 ‘철거’라는 상반된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두 지자체가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하면 예정대로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래철교는 일제가 경기 서해안에서 생산되는 천일염과 곡물을 인천항을 통해 반출하기 위해 지난 1937년에 세운 협궤 철도 수인선의 일부로 지난 1995년 수인선이 폐선돼 기차가 다니지 않고 있으나 연간 1천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남아있다.

최근 이 곳을 둘러싸고 소유주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에서 교대 하부의 부식이 심해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 철거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부분의 인천 시민들은 “보수해서 철교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형선(37·남동구 만수동)씨는 “지난 1999년에도 공단에서 한 안전점검에서 철교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돼 시흥시와 남동구가 보수공사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와서 또다시 안전문제를 운운하는 것은 역사적 상징물인 철교 철거의 논리에 맞지않다”며 “어린시절 추억을 담고 있어 개인적으로 소중한 곳이기도 하지만 지역에서도 문화재로 지정해 좀더 적극적으로 철교를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을 모아 남동구는 지난 4일, 역사적 상징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자원 등을 이유로 소래철교의 존치 필요성을 철도공단에 공식적인 의견으로 전달했다.

반면, 시흥시 주민들은 “소래철교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래포구와 인접한 월곶 신도시 주민들은 소래포구로 몰려드는 관광객때문에 발생하는 생활불편을 호소하며 철거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곳 주민 박하연(36·여)씨는 “소래포구를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월곶 신도시 주변에 차를 대놓고 소래철교를 건너 이용하고 있다.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한 불법주차와 소음, 쓰레기 문제의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들이 떠안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 상황에 철도공단은 시흥시의 공식적인 입장이 전달되는 대로 두 지자체간에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을 준 뒤 철거 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철거를 주장해온 시흥시와 존치를 주장해온 남동구가 끝내 합의점을 도출해 내지 못한다면 당초 철거 결정이 난 안전진단결과를 토대로 소래포구를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신영기자 cubsho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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