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도화기계공업고등학교 임영철(61) 교장의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은 안치환이 노래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이다.

임 교장은 사람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노래 가사가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도화기계공고 교장실 한 켠에는 ‘소중한 한 젊은이의 미래를 생각하자’라고 적힌 서예 작품도 걸려 있다. 교사들의 존재 이유가 담겨 있는 작품이라는게 임 교장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 11일 ‘빼빼로 데이’를 맞아 전교생 1천300명에게 과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임 교장은 전문계고 학생들이 외부에서 바라볼 때보다 더 착하고 교사들을 잘 따르는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초·중학교 시절부터 잘못된 습관이 몸에 익거나 자제할 줄 아는 참을성이 부족한 학생도 적지 않지만 사회의 중요한 기둥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는 학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월 부임한 이후 학생들의 취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학 수가 늘고, 전문계고 맞춤 전형이 생기면서 진학 바람이 불고 있지만 청년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문계고 학생들의 취업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임 교장은 “근래 전문계고 학생들 상당수가 진학을 선택하면서 중소기업체는 모자라는 인력을 외국인 근로자로 메웠다”며 “그러다보니 중소기업 일자리는 3D업종이라는 굴레가 생겨 한국 사람은 지원조차 하지 않는 잘못된 풍토가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이후 도화기계공고와 산학 협력 협약을 체결한 산업체는 모두 25개로 현재 협약을 추진 중인 산업체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모두 32개로 늘어난다. 진로 지도 방향도 취업 중심으로 더 강화했다. 군 특성화고라는 특성을 살려 군 전문기술 분야에도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조금씩 늘고 있고, 군 전문기술 1년 과정을 선택한 2학년 재학생도 충분히 확보했다. 군 특성화 과정에는 올해 50명 모집에 54명이 지원했고, 내년에는 120명 정원에 지원자가 139명이 몰렸다.

임 교장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교육과정을 전문계고가 잘 담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기본 소양과 기초 기술을 충분히 익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며 “사람 손을 모두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만큼 기술자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보상받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은 교사를 사랑하고 교사는 학생들을 사랑하라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충분히 베풀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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