遠上寒山石徑斜 白雲生處有人家 停車座愛楓林晩 霜葉紅於二月花(원상한산석경사 백운생처유인가 정차좌애풍림만 상엽홍어이월화)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시 ‘山行(산행)’이다.

풀이하면 이러하다. “비탈진 산길로 올라서니 들길은 기울고/흰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보이누나/수레를 멈추어 해지는 단풍섶에 앉으니/늦서리 맞은 단풍잎이 봄꽃 보다 더 붉구려”

사실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면 그것은 봄꽃 보다 더 아름답다. 9월 중순 설악산 높은데서부터 물들기 시작한 가을 단풍이 서서히 남하하면서 전국의 가을산을 곱게 물들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미 11월의 중순이요 몇차례 비뿌리더니 작은 바람에도 우수수 낙엽되어 떨어지고 나무 가지가 점차 앙상하다. 그것을 도시의 청소원과 아파트 경비원들은 비질하기에 바쁘다. 그것을 잘못 밟았다가는 낙상할까 염려해서이다. 그러고보니 본지의 지난 월요일자 1면의 단풍사진 장면도 벌써 옛일이 되었다.

단풍은 기후변화에 따른 잎의 생리적 변화라고 하는데 그렇게 설명이 간단하지는 않다. 봄철 새순이 돋을때도 단풍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갑자기 내려간 기온에 따라 잎꼭지가 형성되고 잎에 노폐물이 쌓이므로서 일광이 생리작용에 영향을 주지 못함으로 단풍이라는 산물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풍이라면 아예 단풍(丹楓)이라는 나무가 있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가꾸는 관상수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에 15종이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114종이 있다. 이런 나무를 중국에서는 축수 혹은 색수라고 한다. 그래서 ‘색색’이라고 하면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를 가리킨다고 한다. 중국에서 말하는 楓은 우리의 단풍나무와 거리가 멀다. 예를 들면 구약성경의 출애굽기 30장 34절에 나오는 “너는 소합향과 나감향과 풍자향의 향품을 가져다가 그 향품을 유향에 섞되 각기 같은 분량으로 하고”의 ‘풍자향’이 바로 풍나무에서 나오는 진액을 모아 말린 것이다.

아무튼 기온은 더욱 떨어지고 단풍은 낙엽되어 우수수-바로 조락의 계절이다. 한장의 단풍 사진을 보고 단풍이야기를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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