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을 꼬박 인천세계도시축전장에서 보낸 신원철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장의 얼굴은 도시축전이 막을 내린 뒤에도 여전히 검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80일 간 57번의 축전장 견학, 사비까지 털어 3천700여명 도시축전 초대. 도시축전 행사에서 뚜렷한 업무를 맡고있지 않은 개인이 하기에는 ‘너무 큰’ 숫자에 그는 “평소 감사했던 분들과 축제를 함께 즐기고 싶었다”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신 센터장은 “구의원과 시의원, 구청장을 지내면서 참 감사한 이들이 많았는데 현직에 몸 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표현 한번 못했다”며 “정계를 떠난 상황에서 내 고장에서 열린 큰 행사를 핑계삼아 지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꼼꼼한 성격 탓에 도시축전 전부터 그는 초청 명단을 만드는 준비기간부터 공을 들였다. 유년시절 친구들, 학교 동창, 같은 교회 지인들, 함께 일했던 직원들, 먼 친척 등 평소 챙기지 못했던 지인들이 리스트에 올랐다. 그리고 그들의 도시축전 방문일정을 짜고 매번 가이드로 지인들과 함께했다. 폐막에 다다랐을 때는 자연스레 왠만한 행사 관계자보다 도시축전을 아는 ‘현장 전문가’가 됐다.

주변에서 ‘도시축전 홍보맨’이라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반대로 정계 재개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음을 신 센터장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정계에는 더이상 미련이 없다. 욕심을 부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남은 인생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않다”며 “끝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즐겁고 편안한 인생을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인들이 도시축전을 견학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하루에도 2~3번씩 축전장을 찾았다는 신 센터장은 “축제를 있는 그대로 즐기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올텐데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해석하는 이들은 우려스러웠다”며 “주차장과 먹을 거리 장터, 그리고 축전장까지의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점과 자원봉사자들이 제대로 행사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도시축전을 핑계삼아 ‘마음의 짐’을 덜었다지만 신 센터장 자신도 도시축전을 통해 새삼 느낀 것이 많다. 그는 “인천에서 나고 자라면서 인천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했는데 도시축전을 통해 본 인천은 더 많이 발전됐고 도약하고 있었다”며 “도시축전은 그런 의미에서 내게도 선물 같은 행사였다”고 웃음지었다. 홍신영기자 cubshong@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