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 아암공원 인근 해안도로에는 또다른 볼거리가 등장했다.

머지 않은 겨울을 알리듯 날이 빨리 저물고 나면 아름다우면서도 웅장한 불빛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계속되는 공사로 인근 지역을 지나는 운전자들을 짜증스럽게 만들기도 했지만 어느새 완공된 인천대교는 인천은 물론 한국의 명소로 급부상했다.

이런 이유로 인천대교 완공 이후 퇴근시간에는 야경을 즐기려는 운전자들로 차량 정체가 더욱 심해졌을 정도다.

지난 2005년 6월 공사를 시작해 올 10월19일 드디어 개통한 인천대교.

인천대교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인천대교는 공사 이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2조4천680억원이 투입된 인천대교는 왕복 6차로에 총길이 18.4㎞로 국내에서 가장 길고 큰 다리라는 기록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인천항을 드나드는 대형 선박들이 통행하는 주항로 구간의 경우 최대 경간장은 800m로 국내 최대이며 사장교 형식 교량으로는 중국 수통대교, 홍콩 스톤커터대교, 일본 타타라대교, 프랑스 노르망디대교 등에 이어 세계 5위 규모다.

사장교를 지지하는 주탑 또한 230.5m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 특히 대형 선박들이 오가는 사장교 구간 교량 상판 높이는 바다 위로부터 74m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초속 72m의 폭풍과 진도 7의 지진에도 견디며 100년 이상의 수명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것도 인천대교의 특징이다.

바다 위 다리, 인천대교는 곳곳에 다양한 안전장치가 숨어 있다. 대형 선박들이 오가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국내 처음으로 선박 충돌 보호장치를 갖춘 것이다. 충돌방지공 44개를 2개의 주탑과 주변 교각 일부를 둘러싸는 형태로 설치해 선박이 교각에 직접 부딪히는 것을 방지했다. 10만t 대형화물선(길이 248m)이 10노트의 속력으로 충돌해도 인천대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인천대교 주탑 사이 1천480m 사장교 상판은 콘크리트가 아닌 강판이 설치됐다. 강판은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세지만 두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장교가 케이블에 매달려 있는 것을 감안해 상판 두께를 줄여 바람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도록 했다. 같은 이유로 케이블 역시 많은 홈을 파 공기에 대한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인천대교는 인천을 넘어 한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냉철한 평가를 거쳐 세계적인 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로 인정받았다.

영국 건설전문 주간지는 ‘경이로운 세계 10대 건설’ 중 하나로 선정됐다. 3천t급 해상 크레인과 론칭 거더 등 대형 기계화 장비가 투입되고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 획기적으로 공사기간을 줄이는 ‘패스트 트랙’ 방식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금융 시장에서는 혁신성과 우수성 등을 인정 받아 유로머니 상을 수상했다. 건설사 중심으로 개발됐던 SOC 민간투자사업과는 달리 순수 투자자들이 주도해 사업을 진행, 국내 민간사업으로는 최초로 시행사와 시공사를 분리했다. 정부와 해외투자자, 재무적 투자자가 공동으로 참여한 최초의 SOC 시설 민간투자사업이라는 평가다.

또 인천대교㈜ 김수홍 대표는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하게 세계적인 건설전문지 ENR이 발표하는 ‘2007 올해의 뉴스메이커 25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대교는 개통 자체만으로 큰 경제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약 40분 정도 단축되는 한편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제2·3경인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등과 연결돼 수도권 교통 및 물류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류비 절감효과만 연간 4천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이 빠르게 연결되면서 청라지구를 포함한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외자유치 확대와 2010년부터 시작될 2단계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송도국제도시까지는 이제 고작 15분 정도가 걸릴 뿐이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