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이에 가수의 꿈을 이뤄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앞으로 많은 활동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소녀시절 가수가 꿈이었던 고은아(48·본명 이은숙·동구 송현동)씨가 얼마 전 그 꿈을 이뤘다. 지난달 타이틀 곡 ‘책임져(작사 옥성호·작곡 김호남)’로 자신의 앨범을 들고 대중들 앞에 당당히 나선 것.

지난해 리메이크와 메들리 곡으로 1집 앨범을 냈지만 자신의 노래가 아니다 보니 허전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2집 앨범은 1집에서 도움을 줬던 옥성호 작사가와 김호남 작곡가의 도움으로 트로트 장르의 자신만의 음반을 냈다.

벌써 케이블TV에서 녹화방송을 끝마쳤고 여기저기서 초청 공연 의뢰도 들어온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그의 팬 카페가 생겼고, 음악 포털 사이트에서도 그의 곡들이 벨소리와 컬러링으로 만들어지는 등 급속도로 인기가 퍼져가고 있다.

타이틀 곡 ‘책임져’는 경쾌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다. 옥구슬이 구르는 듯한 맑은 목소리와 간드러지는 목소리는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력(魔力)을 내뿜는다.

하지만 그의 가수의 길은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005년 5월 KBS전국노래자랑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지만 3년 동안 무명 가수로 지내야 했다. 직접 발품을 팔아 지역 행사에 찾아다니며 스스로 홍보 활동에 나선 그는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음반 작업을 하게 되는 행운을 안게 된 것이다.

“집에다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몰라서 비밀로 하고 1집을 냈는데 오히려 가족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어요. 2집 음반을 내는데 남편이 적극적인 지원을 해줬고, 딸도 ‘엄마, 대단해!’하면서 응원을 해줬죠. 가족이 있어 더욱 힘이 났습니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꿈을 이룬 그는 더 이른 나이에 이루지 못한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털어 놓는다. 하지만 그동안 일과 가정에 모든 것을 바친 만큼 앞으로 남은 인생은 그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다.

“요즘엔 가만히 있다가도 웃음이 나요. 이렇게 행복하고 설레는 일인 줄 알았으면 벌써부터 시작 했을 텐데…. 앞으로 무대에서 좋은 노래로 찾아뵐게요. 가수 고은아, 잘 부탁드립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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