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들의 강인함은 때 묻지 않은 자연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왕이안칭(王延靑·61)씨는 중국에서 내몽골 ‘초원파’ 화가들 가운데 대표적인 작가로 불린다.

내몽골 유화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내몽골 출신으로 자신의 고향을 짙은 유화로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해 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른바 ‘초원파’를 창립한 작가 중 하나로 중국 유화계를 이끌며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국가를 돌며 전시회를 열기도 한 실력자다.

또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미술 애호가들에게 이미 왕씨의 작품은 인기가 높다.

“제 고향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모습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끝없는 초원을 한없이 그리고 나면 마음이 탁 트이게 됩니다.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도 그림을 통해 그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했죠.”

화가들과 함께 초원에 나가 그림을 구상하고 자연을 감상할 때가 가장 기쁘다는 그는 이 작업을 무려 39년 동안이나 해왔다.

“그렇다고 제 그림에는 풍경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206년이라는 내몽골 역사를 하나하나 작품으로 만들고 있죠.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내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내몽골만을 캔버스에 담은 왕씨는 칭기스칸의 출생에서 부터 원나라 멸망까지를 그린 그림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는다.

한국 작가들과 대규모로 열린 전시회에 대한 소감도 그에게는 남다르다.

“제 작품이 한국 미술애호가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한국 작가들과 직접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향을 알리고 싶어 참가했는데 성공했다는 기분이 드네요.”

한국작가 작품들에 대해서도 조심스런 평을 내렸다.

“한국작가들의 작품은 작가들의 개방적인 사고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표현 대상의 특징을 잡아 그리는 추상화들이 대부분인데 정말 좋은 작품들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에서 전시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는 또 자신의 그림은 바로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덧붙인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아름다운 것이겠지만 제 그림을 통해 내몽골 민족의 예술과 문화 양식에 관심이 보다 커지기를 바랍니다. 또 몽골인들의 기상이 나오는 푸른 초원을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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