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내년 무려 5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쏟아 붓는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은 인천시가 쓰는 예산만큼 나아졌다고 느낄지 의문이다.

시의 예산 대부분이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에 집중되면서 시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수 조 원대에 이르는 돈을 쓴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시가 29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예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연 ‘2007 예산정책 시민 종합토론회’에서는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 개발되는 ‘송도국제도시’의 개발 가능성과 구도심 재생,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합리적인 예산편성 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주문이 잇따랐다.〈관련기사 3면〉

이날 어윤덕 시 기획관리실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생산적 예산 편성을 위한 제언’이란 이름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이상철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예산정책토론회가 해를 거듭하면서 초기의 적극적인 의도와는 달리 그냥 형식적인 절차로 퇴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실효성이 없는 사안에 대해 토론회 주제에 넣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며 “시민이나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한 사업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 예산편성에 대한 논의만 할 것이 아니라 지난해 예산 지출에 대한 평가와 토의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김창섭 인천발전연구원장의 사회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은석 시의원은 “올해 시 일반회계 예산 2조6천억원 가운데 76.3%는 이미 쓸 곳이 정해져 있는 경직성 예산이며 나머지 23.7%도 계속되는 사업에 대한 예산”이라며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마련할 예산은 없다”고 지적했다.

조강희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시민들은 지역 환경과 교육, 교통에 대해 매우 열악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가 추진하는 다양한 복지정책과 환경개선사업들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고 있는 지 의문”이라며 “시의 예산집행에 대해 시의회 차원에서만 검증을 거치고 있는데 예산정책토론회에 이어 한 해 예산 집행내역을 평가하기 위한 예산결산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안상수 시장, 박창규 시의회의장 등 관계자와 시민 200여명이 참석, 내년 인천시 예산편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예산정책 시민종합토론회는 수요자인 시민들의 폭 넓은 의견수렴을 목적으로 시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99년부터 매년 한차례씩 열고 있다.

주요사업에 대한 투자우선순위와 적정한 예산배분 방안을 모색하고 합리적인 정책대안 도출, 재정운영의 합리성,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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