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인천에서 네 번 째로 문을 연 ‘남동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운영방향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이다.

결혼이민자 가정에 일방적으로 도움을 제공하고 교육하는 기관이 아니라 서로를 진심으로 알아가고 이해하고 싶다는 센터 식구들의 마음이 담겨있는 신조이기도 하다.

센터를 이끄는 이미라 팀장 역시 오래전 결혼이민자 가정에 친구로 발벗고 나선 이 중 하나다. 그가 다문화 가정 도우미로 나서게 된 동기는 오랜 이민생활에서의 어려움들을 직접 겪어봤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영국에서 3년, 미국에서 4년 정도를 살았는데 타지에서의 생활은 언어와 문화차이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래도 외국은 다문화 가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그런 점이 부족해 결혼이민자들이 겪는 어려움들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민생활에서 그에게 가장 특별했던 경험은 두 아이의 출산이었다.

이 팀장은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일은 많은 걸 느끼게 해줬다”며 “특히 출산 자체에서 오는 두려움이 배가 됐었고 출산 뒤에도 가족들과 고국이 많이 그리웠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그는 목회일을 하는 남편과 4년전 한국에 돌아온 뒤 외국인 선교회에서 다문화가정 일을 도왔다. 그곳에서 느끼고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FAN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를 설립하게 됐고 보건복지가족부 지정의 인천시 남동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일까지 이어져 할 일이 부쩍 많아졌다.

이 팀장은 “다문화센터는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인천에서 살고있는 이들이 겪는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인 만큼 사회가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편해지고 보편화되면 센터가 없어져도 된다”며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센터를 결혼이민자들의 주거비율이 높은 다가구 주택가에 터를 잡은 것도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호흡하고 싶은 그의 소신이 담겨있다.

이 팀장은 “센터에서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엄마 나라의 말과 문화를 가르쳐주는 교실도 진행하고 있다. 가정 내에서 아내와 며느리, 엄마의 위치가 바로 잡혀야 아이도 자부심을 느끼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문화가정은 엄마 한사람의 학습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의 노력과 이해가 동반돼야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으며 센터도 가정 전체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신영기자 cubsho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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