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번영책으로 항만도시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 시킴과 동시에 월미도를 중심으로 한 천혜의 절경을 활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1932년, 개항 50주년을 맞아 일본인이 인천의 중요과제를 설정했다.

식민정책의 일환으로 인천의 재영토화를 구축한 의도가 숨어있지만, 오늘날 인천이 풀어야할 과제가 이미 70여 년 전에 제기된 것이다.

후루카와(古川文道) 조선신문 인천지국장이 편집한 ‘인천의 긴요문제’는 인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현안을 다룬 논설집이다.

1932년 2월 24일∼6월 5일까지 조선신문에 게재된 원고를 묶어 발행했다. ‘인천의 긴요문제’는 조선신문 인천판의 기획기사가 모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인천의 약사 및 각종 기관·단체의 현황 등을 소개한 부분이다.

구체적 수치에 바탕을 두고 있어 1930년대 초 인천의 개괄적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각 기관·단체의 소재지 및 대표자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다음으로 96명 인사들의 기고문이 묶여 있다.

월미도 시설 개선을 시작으로 외자유치, 대중국무역 타개책, 인천 수산업에 대한 걱정과 대책 등을 다룬 주장까지 게재됐다.

1932년 인천의 진흥책으로 제기된 것은 ▲ 항만 시설의 정비 및 확장 ▲ 월미도 유원지의 시설 개선을 통한 경성 인구의 유치 ▲ 사업지구 설정과 산업도로의 개설, 노사분규의 자제 등을 통한 공업도시로 성장 등이다.

마지막으로 번역본에는 싣지 않았지만, 원본에는 45개의 개인·조합에서 낸 광고가 있다.

상점과 조합을 소개하는 단순광고에서부터 ‘인천의 건설공사는 인천의 업자에게 맡기라’는 조선신문 게재 기사를 이용한 광고까지 다양한 종류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인의 고민이 한정적이고 식민지적 관점이 내장된 한계에도 불구하고, 1930년대 인천이 가진 문제점을 폭넓게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인천학연구원의 인천학자료총서 3권으로 출간된 ‘인천의 긴요문제’는 김락기·이지영 두 연구자가 공동 번역했다.

김락기 인하대 강사는 “1932년의 대안과 현재의 고민이 상당히 잇닿아 있다”고 전제한 후 “당시의 대안을 조선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조선인들의 인천발전에 대한 고민은 무엇이었는지를 반드시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의 번역은 활용을 위한 1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온전한 의미의 자료 활용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번역된 ‘인천사정’ ‘인천개항25년사’ ‘인천부사’ ‘인천1903’ 등 일본인들의 인천저작을 통해 인천사를 재구할 수 있는 연구프로젝트 등이 앞으로의 과제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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