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도 한우를 마음편히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컨셉트를 정했습니다.”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서 정육식당(‘한우야 한우야’)을 운영하는 김영범(41) 사장은 한우의 자존심과 서민친화성을 강조한다.

지난 2007년 12월 1천983㎡(약 600평) 규모로 문을 연 김 사장의 가게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 해 거세게 일었던 미국산 쇠고기파동 때도 끄떡없었다.

주변에선 ‘복이 많은 젊은 사장’이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그는 옛일을 생각하면 순탄하지는 않았다.

전북 고창 출신의 김영범 사장은 1992년 약관의 나이로 서구 가좌동에 둥지를 틀었다. 멋진 옷과 번듯한 직장에 다니겠다는 꿈을 꿨지만 정육점에서 고기를 다루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누님이 송림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었고, 매형의 권유로 고기를 만지는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백정과 다름없다는 불평도 꾹 눌렀다. 손과 발이 붓기 일쑤였고, 저녁 때면 젓가락질을 못할 정도로 온몸이 쥐가 났다고 한다.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고스란히 청춘을 바친 것이다.

그러면서 외식사업을 꿈꾸기 시작했고, 2002년에 부천에 정육점을 개업하면서 사업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가좌동, 산곡동에도 그의 가게가 들어서면서 업계에서 성공신화를 써나갔다.

“남과 똑같으면 절대 안 된다는 철학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좋은 고기를 가져오는 한편 맛에 대한 고민도 그의 몫이었다.

한우를 서민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가격도 대중화를 표방했고, 모든 재료도 국내산으로 사용했다. 600g 기준에 6만4천∼7만4천원선으로 받는다. 인근 큰 식당에선 130g에 4만∼5만원선인데 비하면 실용적인 가격이다.

사업에 매진하면서 좌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봉사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각오 때문. 김 사장은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포도나무 봉사단’에 가입키로 했다.

봉사단 회원들이 김 사장의 음식솜씨와 됨됨이를 보고 가입을 권유한 것이다. 그 역시 봉사단의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선뜻 응했다.

“지역의 소외된 곳을 찾는 것은 물론 해외의료봉사 등 포도나무 봉사단의 일원으로 이제 베푸는 것도 삶의 미덕으로 삼겠습니다.” 김영범 사장은 20대 청춘을 바친 곳에서 꽃을 피운 주인공이다.

아직 40대 초반에 불과, 후반기 인생에서 또 다른 성과를 이어갈지 지역에서도 기대를 받고 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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