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내에서 시작된 이주노동자 무료 치과진료소가 치과·한방·의과·약국 진료가 가능한 건강센터로 확대돼 문을 연 20일은 이곳에 붙여진 이름 그대로 ‘희망세상’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이주노동자 인권센터 활동가들의 제안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가 무료 진료를 시작했고 해를 거듭할수록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마음들이 모아져 5개 민간 단체들이 ‘병원’을 만드는 ‘사고’를 쳤다.

맨 처음 무료 치과진료로 인연을 맺은 박성표(43) 이주노동자 건강센터 ‘희망세상’ 상임대표는 개소식을 맞은 소감이 남다르다. 그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에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 진료활동 사업을 벌이는데 5년전 그렇게 시작한 것 중 하나가 이주노동자들의 무료 진료사업이었다”고 회상했다.

매주 1회씩 5년간 2천40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의 무료 진료사업을 벌여오면서 박 대표는 자신 스스로도 느낀 것이 많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천에만 약 3만명 정도의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건강한 삶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현장에서 보고 느꼈다”며 “특히 이주노동자들은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낮아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정부차원의 도움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과정에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약을 제공한다고 나선 인천시약사회 여약사위원회와 이주노동자들의 건강을 지켜보겠다고 모인 의과진료팀·행동하는 의사회·참의료실천단 등 4개 단체는 아래로부터 이루어진 ‘희망운동’, 자체였다.

박 대표는 “새롭게 태어난 희망세상은 모든 과목의 진료가 무료로 제공되며 병원이 운영되는 매주 일요일에는 전문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해 이주노동자들의 건강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은 자신의 건물 한 층을 이주노동자들의 진료 공간으로 제공한 개인 기부자를 만난 일이었다.

그는 “확대된 규모만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재정마련이 절실해 CMS 후원회원을 모집할 계획인데 희망세상 이야기를 듣고 무료로 장소를 지원해 준 할머님을 만난 것처럼 이주노동자들을 우리 안으로 보듬으려는 마음들이 모일 것이라 믿는다. 그 자체가 희망세상 아니겠냐”고 웃음지었다.홍신영기자 cubsho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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