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논란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계양산에는 지금 작은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고 있는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가 그것이다. 매일 저녁 계양산에는 반딧불이의 향연을 보기 위한 행렬이 줄을 잇는다. 아이 손을 쥐고 서울에서 찾은 주부도 있었고, 최근에 의제 행사에 참여했던 외국인들도 이곳을 찾았다.

행사를 주관한 주민들은 쏟아지는 문의와 참여자로 대박을 쳤다고 한다. 심지어 굴업도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나선 CJ라는 대기업도 문의할 정도다. 굴업도에서 생태를 키워드로 한 관광모델을 찾겠다는 요량이다.

축제 관계자들은 앞으로는 생태관광이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확신에 찼다. 계양산 반딧불이∼부평 부영공원 맹꽁이∼남동유수지 저어새 등 도심 속에서 이와 같은 컨텐츠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천이 또 있다. 인천시는 썩은 물과 악취 등으로 악명 높았던 하천을 ‘자연형’이란 이름을 붙여 주민들에게 속속 내놓았다. 주민들도 좋아했지만, 더불어 생명체도 모여들기 시작했다. 특히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 조류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맹꽁이, 저어새는 물론 작은 풀과 벌레가 생명을 붙이지 못하는 곳은 결국 사람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진행된 모니터링을 통해 이 하천에 어떠한 식생이 자리했는지를 알아본다.



▲굴포천: 자연과 이야기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

1과 3종의 어류가 확인됐다. 수질이 좋지 않은 하류부에는 참붕어가 출현했고, 붕어나 잉어가 서식하고 있다. 굴포천 삼각주에는 맹꽁이 서식처로 유명한데 모니터링 결과 양서·파충류의 경우 붉은귀거북, 참개구리 등 2종이 확인됐다.

특히 붉은귀거북은 일시적으로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 주변으로 애완종을 방사하거나 산책 등에 따른 인위적 교란으로 인해 양서·파충류의 서식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조류는 총 9과 12종 116개체로 확인됐다. 개체수가 많이 관찰된 종은 참새(80개체), 괭이갈매기(9개체), 집비둘기(9개체), 까치(4개체) 순이었다. 멸종위기야생동물Ⅱ급인 새홀리기(2개체)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1개체)가 굴포천 3구간과 4구간에서 각각 관찰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새홀리기 1쌍은 철탑에 둥지를 틀어 번식하는 것이 조사되었으며, 황조롱이 1개체는 수변림 주변 상공에서 정지비행을 하면서 먹이를 구하는 것을 목격했다. 새로 관찰된 종은 왜가리, 중대백로, 황조롱이, 새홀리기, 괭이갈매기, 쇠박새 등이었다.

▲장수천: 반딧불이와 함께 하는 하천

4과 7종의 어류가 확인됐다. 굴포천보다 풍성하다. 상류부에서 붕어, 잉어, 버들매치, 왜몰개, 대륙송사리, 미꾸리, 민물검정망둑 7종, 중류부에서 잉어와 붕어 2종이 출현했다. 인천대공원에서 흐르는 상류부에서 다양한 어류가 서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양서·파충류도 한국산개구리, 참개구리, 줄장지뱀, 붉은귀거북, 청개구리, 도롱뇽, 맹꽁이 7종이 확인됐다. 인접한 주변 산지는 하천의 생태계를 다양한 단위생태계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붉은머리오목눈이, 참새, 까치, 멧비둘기와 같은 조류들이 장수천을 찾았다. 역시 인천대공원과 인접한 구간에서 다양한 종이 관찰됐다. 사람의 이동이 잦아 방해를 많이 받지만, 수변부에 갯버들군락이 새들의 은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하천에서 흰뺨검둥오리 유조(어린새)가 관찰됐다. 새롭게 관찰된 종은 황로, 해오라기, 흰물떼새, 꾀꼬리 등도 새롭게 관찰된 종이다.

▲승기천: 도심속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

수질이 매우 나빠 붕어, 잉어, 미꾸리 등 내성이 강한 일부 종만 나타나고 있다. 양서·파충류도 청개구리 1종만 확인됐다. 토목공사 직후 식생대나 하천 본류의 교란요소가 안정화되지 못한 탓이다. 준공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점차 서식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류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승기천의 키워드가 철새인 만큼 많은 조류가 발견됐다. 총 16과 18종 171개체가 확인됐다. 참새(71개체), 붉은머리오목눈이(28개체), 집비둘기(14개체), 멧비둘기(10개체) 순이었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1개체)가 승기천 2구간에서 관찰됐다.

새롭게 관찰된 종은 황조롱이, 뻐꾸기, 제비, 알락할미새, 박새, 방울새였고, 흰뺨검둥오리, 꼬마물떼새, 괭이갈매기 등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하천 주변 초지에서는 꿩, 집비둘기, 멧비둘기, 붉은머리오목눈이, 참새, 까치 그리고 하천 주변 관목에서 직박구리, 딱새, 쇠박새가 관찰됐다.

▲공촌천: 창포꽃 하늘거리는 하천

식생은 상류에 인공 식재한 노랑꽃창포군락과 잔디군락이 우세한 편이다. 이밖에 제방과 고수부지를 중심으로 큰김의털군락, 개밀군락, 돼지풀-단풍잎돼지풀군락, 강아지풀군락, 쇠뜨기군락 등이 출현했다. 갈대군락과 고마리군락은 중·하류의 수변부와 고수부지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장수천 만큼은 아니지만 어류가 다양하게 확인됐다. 상류부 쌀미꾸리 1종, 중류부 쌀미꾸리, 붕어, 대륙송사리 등 3종, 하류부 붕어, 잉어, 왜몰개, 대륙송사리 등 4종이 출현했다.

양서·파충류는 한국산개구리, 참개구리, 옴개구리 총 3종이 출현했다. 주변이 산과 농지이며 산란이 가능한 수자원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류는 총 12개 14종 99개체가 확인됐는데 역시 개체수가 많이 관찰된 종은 참새(56개체), 까치(14개체), 붉은머리오목눈이(8개체) 등이었다. 주목할 점은 공촌천 1구간에서 천연기념물 붉은배새매(1개체)가 관찰되기도 했다.

새롭게 관찰된 종으로는 중백로, 황로, 붉은배새매, 집비둘기, 뻐꾸기, 제비, 꾀꼬리 등이 있었다.

▲나진포천

나진포천은 여타 하천에 비해 콘셉트가 따로 붙지 않은 곳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식생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보고됐다. 총 6과 13종의 어류가 확인됐다. 상류부 미꾸리 1종, 중류부 왜몰개, 쌀미꾸리, 미꾸라지, 민물검정망둑 등 4종, 하류부 붕어, 잉어, 참붕어, 대륙송사리, 흰줄납줄개, 가시납지리, 살치, 블루길, 학공치, 미꾸리, 민물검정망둑 등 11종이 출현했다.

조류는 총 13과 20종 207개체로 승기천보다 더 많이 발견됐다. 참새(82개체), 붉은머리오목눈이(34개체), 까치(24개체), 중대백로(11개체) 순이었는데 멸종위기야생동물Ⅱ급인 새홀리기 1개체가 관찰된 것으로 보고됐다.

하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검암중학교 앞산에서 백로류 400여 쌍(중대백로 250쌍, 쇠백로 80쌍, 황로 50쌍, 해오라기 20쌍)이 번식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백로류의 하천 이용도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주변에 논과 산림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자연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새롭게 관찰된 종은 민물가마우지, 흰날개해오라기, 해오라기, 새홀리기, 쇠물닭, 뻐꾸기, 개개비 등이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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