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건강관리법

한의학의 근간 이념중에 천인상응론이라는 것이 있다.

즉 자연계와 인간을 상호 유기적인 관계로 설명하며 인체는 자연계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고, 그 신체의 형태나 기능, 의식, 생활방식 등이 자연계와 더불어 하나의 정체관계 속에 존재한다는 관점이다.

사람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이치에 따라 자연과 한 몸처럼 서로 어울린다. 사람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연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또한 여기에는 사람이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을 하지 못한다면, 병을 앓거나 목숨을 잃는다는 뜻도 함께 들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가을철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첫째, 가을은 수렴하는 계절이다.

여기서 수렴이란 양분을 축적한다는 의미가 있다.

즉, 여름에 무성하게 성장한 식물들은 그 열매를 맺은 후 잎을 떨구고 추운 겨울을 나기위해 안으로 기운을 축적한다.

동물들도 겨울을 나기위해 살을 찌워 기운을 축적한다.

가을에 보통 보약을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갈증이 났을 때 물을 먹는 것처럼, 한약도 먹는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기운을 필요로 할 때가 보약을 먹을 시기가 되는 것이다.

다만, 계절에 따라 쓰이는 보약이 다를 뿐이고,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여름철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고 자연스럽게 내실을 다지기 위해 가을철에 보약을 먹는다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가을철에는 진액, 체액과 관련 내분비 기능을 보강하는 약을 주로 쓴다.

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므로 호흡기 건강을 지켜주고, 피부 과민을 예방하는 약이 도움이 된다.

둘째, 가을은 일교차가 심하고, 모든 기운이 수렴하기 시작하므로 건조한 상태가 된다.

이러한 일교차와 건조함으로 인해 인체의 적응력이 떨어진다.

가을은 오장육부로 보면 폐의 기운이 강하고, 간의 기운이 약해지는 시기이다.

즉 가을은 폐의 기운이 강해서 폐의 원기가 흐르는 코, 기관지, 인후, 피부의 건강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선천적으로 폐가 약한 사람이나, 평소 알러지성 체질인 사람들은 기침, 천식, 알러지성 비염, 감기 등 호흡기 계통의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평소 증상이 있던 사람들도 가을철에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공기가 건조해져 피부가 윤기가 없어지면서 아토피와 같은 여러 가지 피부 질환도 찾아오기 쉽다.

환절기에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거나, 심해진다면 원기부족, 폐의 기운이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감기는 단순히 날씨가 춥다고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 추운 날씨가 아니더라도 환절기와 같이 체온의 변화가 너무 클 때 이에 대처하는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 틈을 타서 외부의 사기가 침입해서 더욱더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일정한 체온, 습도를 유지하고, 폐의 기운을 보강하여 사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치료를 받으면 건강한 가을나기가 될 수 있다.

가을철 주의해야할 또 다른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중풍과 같은 혈관 장애와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 등을 들 수 있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고혈압, 심장병, 비만, 당뇨, 원기부족 등의 기본적으로 정기의 흐름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혈관의 이완, 수축이 원활하지 못해서 오는 중풍, 심근 경색, 말초 혈액 순환 장애 등의 증상과 사기(邪氣)가 안면 신경을 침범해 오는 구안와사의 발생률이 환절기에 주로 많다.

가을철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되 봄과 여름보다는 조금 늦게 일어나며, 노약자, 중풍 질환이 우려되거나,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은 너무 이른 아침 운동 보다는 기상 후 충분히 몸을 풀고 체온과 외부 온도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시간대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가을철에 좋은 음식인 추어탕, 더덕, 묵, 우뭇가사리와 함께 미역, 다시마 등의 해산물, 검은콩, 검은 참깨, 마 등의 음식과, 밤, 감 같은 제철 과일과 채소 등을 잘 챙겨 먹고,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의미를 겸허히 되새겨 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도 자연에 순응하는 건강한 양생법이다.

장진요 한의원 원장 한의학 박사 032-437-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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