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안정된 생활보다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도전하는데 재미를 느끼는 편이지요. 어려움이야 많지만 성취감 때문에 창업을 쉽게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부평공원 주변에서 제법 큰 식당인 ‘가미원’을 운영하는 이경호 사장은 해직 교사에서 음식점 사장으로 변신한 특이 경력의 소유자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됐다가 복직했지만 전교조 운동 당시 이루려던 교육 목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무력감 때문에 교직 생활을 포기한 뒤 여러 업종을 창업했다.

그가 교사생활에서 해직된 뒤 10년 남짓 동안 창업하거나 거쳤던 사업은 꽤 많은 편. 지난 1989년 전교조 사건으로 구속돼 해직된 뒤 ‘월간 우리교육’이란 전교조 잡지를 만들었고 ‘한솔정보통신’이란 컴퓨터조립 판매업체에서부터 ‘이대호칼국수’란 우리밀 칼국수집, ‘대호옥상개발’이란 옥상조경사업까지 다양한 사업을 창업했다. 사업에 나선 이후로는 항상 ‘투잡’을 고수해 한때는 복사기, 핸드폰 판매대리점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사장이 창업한 사업 가운데 실패한 경우는 없다. 시작한 사업을 접은 것은 대부분 새로운 사업에 대한 욕구 때문이었다. 이쯤되면 이 사장은 교사 출신이 창업하면 실패한다는 사회 통념을 깬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만하다.

“처음 한솔정보통신을 창업할 때 400만원 가지고 시작했어요. 사업자금을 대출하기 위해 한 은행을 찾아갔는데, 교사 출신은 사업 실패 확률이 높아 신용평가 점수가 낮다며 신용대출을 안해주더군요.”

그는 여러 사업을 창업해 실패하지 않은 것은 철저히 준비하고 온 정신을 사업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운영하는 가미원은 총 7층 건물로 1, 2, 4층에 훈제요리점, 3층에 카페를 냈고 옥상은 야외 파티가 가능하도록 꾸몄다. 이 건물은 그가 직접 설계해 지은 것이다.

직접 건물을 설계하고 지은 경험을 바탕으로 옥상개발사업에 나서 주변 건물의 옥상 녹화사업까지 펼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철갑양식에도 관심을 가져 철갑상어 분양에도 나서고 있다. 앞으로 2~3년후쯤에는 강원도에서 항생제를 먹이지 않은 방목 돼지를 키우는 사업도 구상 중이다.

이 사장은 사업을 거창하게 벌이기 보다 좋아하는 사업을 통해 자기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 새로운 사업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으로 개인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가끔 교사시절이 그리워질 때가 있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즐거움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구준회기자 jh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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