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에서도 꽃이 필 수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매립이 끝난 곳을 골프장, 수영장, 승마장 등 체육시설로 탈바꿈시킨다는 매립지공사의 계획(드림파크)이 순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시설의 입지문제도 해결하고, 매립지의 가용 자원도 활용해 환경·사회·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드림파크 사업의 중심에는 공원개발실 정석우(40) 과장이 있다. 공사에서도 한 때 반신반의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정 과장은 “공사의 역할 가운데 드림파크 만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2005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공사의 골프장 중복결정 신청에 두 차례나 반려하는 등 부정적이었다. 2014 아시경기대회 인천 유치가 결정되면서 탄력도 붙었다. 그럼에도 관계 기관의 협의를 얻어내는 것은 도통 쉽지 않았다. 지난 해 7월 환경부까지 동의했는데, 서울시가 1년 뒤에나 뜻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정 과장은 환경부, 서울시, 인천시 등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관리자급임에도 관계 기관을 설득하기 위한 출장은 늘 그의 몫이었다. 관계자들의 성향은 물론 각 기관의 숨은 뜻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참으로 집요한 사람이네’라며 그의 열정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한다.

공사가 왜 수익시설을 운영하느냐 등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드림파크 계획의 성공을 위해선 골프장이 안성맞춤이라는 판단이었다. 골프장 수익금을 통해 수영, 승마장 등 드림파크에 대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석우 과장은 “드림파크계획이 공사 자체만을 위한 사적인 사업이 아닌 만큼 설득하고, 또 설득하고 다녔다”며 “앞으로도 남은 절차가 많기 때문에 끝을 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 부평 출신의 정 과장은 매립지를 볼 때면 착잡함도 없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건설사에 취직한 그가 처음 일을 했던 곳이 바로 동아매립지였다. IMF를 겪으면서 동료들이 하나 둘씩 실직하는 고통도 목격했는데, 그는 이 과정에서 매립지공사로 안착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고, 매립지와 무슨 인연이라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한 그는 집도 아예 검단으로 이사했다.

정 과장은 “드림파크 공사와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주민을 우선으로 고용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지역 내 도소매업 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역 환원에 대해서 다시금 역설했다. 그 뿐만 아니라 그의 자녀들이 완공된 드림파크에서 뛰어노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이라도 이 사업에 사명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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