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여년 도림동을 지켜주신 당나무(엄나무) 할머니께 인천시민의 안녕을 빌겠습니다.”

6년 째 도당제(禱堂祭, 도당굿)를 모시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지역문화 보존위원회 천영화(76) 회장의 바람이다.

350여년을 이어오던 도림동 도당제는 지역 주민들이 하나 둘씩 직장을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나면서 지난 1997년부터 5년 간 맥이 끊겼었다.

직장 생활 때문에 태어난 고향인 도림동을 떠났던 천 회장도 지난 2002년 정년 퇴직 후 다시 이 곳을 찾게 됐다.

어린시절 마을의 큰 행사였던 도당제가 맥이 끊긴 것을 아쉽게 생각한 그는 도림동 지역 모임인 도우회, 도봉회, 삼육회 등의 회원들과 같이 고향을 떠났던 주민들을 모아 도당제를 부활 시켰다.

천 회장은 도당제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6년 남동구청에 도림동 지역문화 보존위원회로 지정 받는 등 회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태어났을 때부터 봐왔던 도당제는 당나무 할머니께 조상 대대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빌며 음식을 함께 나누던 마을 주민들의 큰 잔치였다”며 “한 동안 중단됐던 도당제 때문에 조상님들을 볼 낯이 없어 밤마다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6년 전부터 다시 당나무 할머니께 제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걱정도 사라지고 도림동 주민들의 우애가 더욱 좋아졌다”고 자랑했다.

도림동 당나무는 아직도 수많은 무속인들이 밤·낮으로 찾아 치성을 드릴 만큼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올해 치러지는 도당제는 오는 20일(음력 7월1일) 오전 10시 당나무(도림동 357의 1)에서 제를 올리고 풍물 놀이패의 흥겨운 소리에 맞춰 보존위원회가 준비한 소 2마리 등 다양한 음식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축제의 장으로 마련된다.

그는 “우리 조상들이 농번기 중 가장 한가한 7월 한해의 풍요를 빌며 배고픈 시절 음식을 함께 나누던 행사였던 만큼 행사를 통해 남는 돈은 불우이웃 돕기 등 소외된 이웃에게도 나누고 싶다”며 “도당제가 도림동을 넘어 인천시의 행사로 발전해 많은 시민들이 찾는 인천시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자리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영근기자 syyk080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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