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지켜낸 살아 숨쉬는 강과 하천은 우리들의 미래입니다.’ 오는 8월20∼22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제8회 한국 강의 날 대회’의 주제다. 전국적으로 친수하천에 관한 담론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찬반 논란도 거센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하천이나 강에대한 전국적인 잔치판이 인천에서 벌어지는 만큼 생산적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과제다.

인천시와 시하천살리기추진단은 인천세계도시축전과 연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강의 날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 프로그램으로 아·태 청소년 물포럼과 한국환경교육한마당, 한·일 반딧불이 어린이 심포지엄 등을 개최해 시민들이 하천과 강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강의 날 대회를 맞아 하천 관계자들에게 하천관리의 방향과 이 대회에 바라는 점 등을 들어본다.

외형 형식적 변모 탈피

생태학적 관점 관리를

박남수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 집행위원장

“이젠 전시적 하천 운영방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굴포천 등 하천에 관심을 기울인 지 어느 덧 10년이 됐다. 지난 2000년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을 결성할 때만 해도 굴포천이 이렇게 바뀔지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박남수 집행위원장은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 준비팀에도 관여했고, 조례를 만들 때도 참여했다. 하천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였다.

“인천시가 지역의 하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이젠 형식적이고 전시적 측면에서 벗어나 내용을 갖추는 하천관리가 필요합니다.” 성과를 냈지만 앞으로 남은 과제도 많다는 것이다.

굴포천을 보면 관리 측면에서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전문적, 생태적 지식도 없이 하천을 관리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준공 1년도 되지 않았건만 굴포천에 ‘살을 붙이거나 뜯어낸다’거나 외형에만 치중된 느낌이었다. 굴포천 유지관리에 드는 돈을 두고 ‘예산낭비’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를 들을 때면 한숨도 나왔다. 후손들에게 소중하게 물려줘야 할 자산인데도 말이다.

박 위원장은 다가오는 강의 날에 대해서 아쉬움과 찹찹함을 표했다. 일본에서 시작된 이 대회를 모델로 했지만 하천이나 강에 대한 정책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강의 날 대회에 꼬박꼬박 참여했던 그는 “하천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것에 대해서 의미를 폄하하지 않겠지만 결과를 도출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하천 등에 대한 관리 정책을 논하기보단 브리핑 실력을 과시하는 자리에 머물렀던 측면이 높았다는 것이다.

관리체체의 일원화 필요

하천별 테마 널리 알리길

김성근 하천네트워크 위원장

김성근 위원장은 각 하천별 네트워크의 대표 격이다. 지난 2004년 장수천 네트워크를 꾸리면서 6년간 한결같이 장수천에 관심을 기울였던 그는 나머지 하천을 다니는 것도 그의 몫으로 여긴다. 그러면서 한번 오염된 하천을 되살리는 일이 소중하면서도 무척 힘들다는 사실도 몸으로 알게 됐다.

“초창기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차츰차츰 고쳐나가야지요.”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네트워크 회원들을 엮는 것도 힘들었고, 관도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부응하지 못했던 측면도 많아 애를 태울 때도 적잖았다.

자연형 하천을 추진한다고 해놓고 장수천을 치수 중심으로 추진될 때마다 제동을 걸기도 했다. 행정기관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던 측면도 질책했다. 하자보수를 요구하면 함흥차사였고, 당장 비라도 온 뒤면 청소문제도 뒷전이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하천의 관리체제에 대한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최근 준공한 승기천을 보면 남동구청에서 행정적으로 관리를 하는데 주로 연수구 주민들이 많이 관여하면서 갈등의 소지가 있었다.하천의 테마를 정해 놓았건만 주민들에게는 친숙하게 소개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강의 날에 맞춰 장수천 등 인천지역의 하천을 대대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는 “1천명 이상 모이는 만큼 매끄러운 행사를 위해 자원봉사와 같은 일을 맡을 계획”이라고 했다.

관련정책·방향 등 재검토

지류·유역 동반관리 해야

이한구 인천의제21 사무처장

“하천은 유역관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이한구 사무처장은 이렇게 입을 열었다. ‘의제가 하천을 알겠어?’ ‘왜 의제에서 하천까지 관여하느냐’ 등 질문을 받을 수 있지만 인천의제21은 시하천살리기추진단, 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등과 함께 전국 45개 단체가 참여하는 ‘유역보전을 위한 강살리기 네트워크’에 소속됐다. 추진단을 만들 당시에도 음으로 양으로 뛰었다.

이 처장은 인천의 하천은 현재 초보적 수준에 불과한데 궁극적으로는 유역관리와 유지용수 정책이 핵심이라고 했다.

생태·친수하천을 위해선 하천의 지류는 물론 그 유역에 대한 비점오염원 관리까지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생활 폐수와 우수 등 관로를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나진포천, 굴포천, 승기천 등 자연형하천 준공을 놓고 팡파르만 터뜨릴 때가 아니라 이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가오는 강의 날 대회는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미묘함도 없지 않다고 그는 예상했다. 민·관 할 것 없이 하천, 강에 대해 친환경과 생태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식과 정부정책에 대한 괴리감이 야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지천, 지류, 하천 등을 포괄해 생태적으로 복원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선 일관된 정책과 방향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번 강의 날 대회가 생산적 논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 처장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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