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늘 정상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봉우리를 이어주는 능선에서부터 이름도 없는 후미진 골짜기 하나마다 소중하고 모두 그 지역에 맞는 형태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도 하늘과 맞닿은 길로 통하는 고개에는 빼어난 풍경만큼이나 이야기도 많고 사연도 많다.

2천년에 가까운 세월을 품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하늘재에서 남원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보이는 정령치, 단양8경의 수려한 경관을 굽어보는 장회재까지 주말 가족과 함께 떠나볼만한 산이 있는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해 본다.

◇하늘재

▶위 치=충북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하늘재)

▶특 징=계립령, 대원령으로도 불리는 하늘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로서 신라 제8대 아달라(阿達羅)왕이 재위 3년(서기 156년)에 북진을 위해 개통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죽령보다 수년 먼저 개통된 하늘재는 한강 하류까지 일사천리로 뻗어 날갈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로서 신라는 일찍이 하늘재를 교두보로 한강으로 진출하여 백제와 고구려의 남진을 저지하였다.

전나무와 굴참나무 등이 우거진 숲길은 그리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아 조용히 명상하듯 걷기에 안성맞춤이며, 역사·자연관찰로 조성으로 숲의 생태와 부근의 유적에 대한 안내표지가 설치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주변관광지

▶월악산=월악산은 준험한 산세와 웅장함으로 예로부터 영산이라 불리어 왔다.

주봉에 올라보면 잔잔한 충주호와 산야풍치가 어우러져 수려한 풍광을 연출한다.

인근에는 송계계곡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맞볼 수 없는 여러 개의 계곡들이 있으며, 인근 수안보에서 온천욕을 겸할 수 있고 충주호 유람도 가능하여 내륙관광으로는 최고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중원미륵리사지=이곳은 옛 계림령과 충북, 경북을 연결하고 있는 하늘재 사이의 분지에 펼쳐진 사지이다.

일찍이 석굴사원이 경영되었으나 오래 전에 소실되어 현재는 석조물만 남아 있다.

미륵리사지 내에는 보물 95호인 5층 석탑, 96호 석불입상이 있고 지방 유형문화재 19호 석등과 33호 3층 석탑이 있다.

관련 유물과 기록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찰은 고려초기인 11세기경에 창건되었다가 고려후기인 고종 때 몽고병의 침입으로 소실된 듯하며 사찰 이름은 미륵대원이었다.

▶수안보온천=수안보온천은 약알카리성 단순유황리튬천으로 국내 최고의 수질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용출 온천수다.

주변에는 월악산국립공원과 충북 유일의 스키장 및 주요 문화유적지들이 즐비하여 관광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알맞은 곳이기도 하다.

수안보온천에서는 여름철 물탕공원이벤트, 수안보온천제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어 관광객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다.

◇정령치

▶위 치=전북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정령치(지방도 737호선)

▶특 징=1987년에 건설된 주천~정령치 간 지방도 737호선은 거대하게만 느껴졌던 지리산을 한층 가깝고 친근하게 변모시킨 도로다.

옛날 삼한시대 마한왕의 별궁이 달궁에 있을 때 정씨 성을 가진 장군이 성을 쌓고 진한과 변한의 침략에 대비해 성을 지켰다고 해서 정령치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남원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으며, 정면으로는 노고단, 반야봉을 거쳐 천왕봉까지 명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특히 해발 1천172m에 달하며, 지리산 조망이 가능하고 주변경관이 빼어나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주변관광지

▶광한루원=광한루원은 천체 우주를 상징하여 조성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누원이다.

이곳에는 광한루를 중심으로 영주(한라산), 봉래(금강산), 방장(지리산) 등을 뜻하는 세 개의 삼신산이 있는 호수와 오작교가 있으며, 오작교는 견우와 직녀의 안타까운 천상의 사랑을 춘향과 이몽룡을 통해 완성시킨 사랑의 다리이기도 하다.

이곳을 산책하다보면 천 년을 뛰어넘는 사랑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립민속국악원=전국에서 유일하게 세워진 민속국악 전문기관으로, 우리 민속음악의 체계적인 정리와 보존 그리고 국악 공연과 국악 생활화를 위해 1992년에 세워졌다.

이곳에는 언제 어느 때나 국내 최고 수준의 국악공연을 감상할 수 있으며, 관광객을 위한 상설공연, 청소년들을 위한 기획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전통문화탐방지로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지리산 뱀사골=뱀사골하면 한국의 명수(名水)로 통한다. 지리산의 깊고 깊은 산록에서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빚어져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뱀사골의 청정계류는 우리나라의 으뜸 물줄기라 부를 만하다.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절경을 이루는 뱀사골의 계곡미 또한 장관이다.

한 여름철 가족과 함께 뱀사골을 찾아 지리산 계곡의 진수를 만끽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장회재

▶위 치=충북 단양군 단성면(국도 36호선)

▶특 징=장회재 구간은 수려한 산세를 휘감으며 흐르는 남한강 상류의 푸른 물줄기를 따라 달리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도로로 유명하다.

단양8경 중에서도 손꼽히는 경관을 자랑하는 구담봉과 충주호 상류의 짙푸른 물빛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며,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이용하면 제비봉과 신선봉, 강선대, 금수산, 채운봉 등은 물론, 단양8경 중에서도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구담봉과 옥순봉을 둘러볼 수 있다.

주변관광지

▶도담삼봉=남한강의 맑고 푸른 강물 위로 세 개의 바위가 솟아 있는 도담삼봉은 단양8경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이름난 명소다.

높이 6m에 달하는 남봉을 중심으로 남봉과 마주보고 있는 봉우리가 첩봉이며, 등을 돌린 듯한 봉우리가 처봉이다.

이 곳에는 아들을 얻기 위해 첩을 둔 남봉과 이를 원망하며 돌아앉은 처봉의 전설이 서려 있으며, 고려말 조선초의 학자인 정도전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도 전해오는 곳이다.

▶고수동굴=천연기념물 제256호로 지정된 고수동굴은 총 길이 1천300m에 달하는 자연동굴이다.

동양최대의 석순인 황금주, 독수리가 하늘을 날다가 잠시 땅에 내려앉는 형상의 독수리 바위 등 기묘하고 아름다운 형상의 종유석과 석순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를 감상하다 보면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의 흐름과 자연이 빚어 놓은 최고의 작품이라 할 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광경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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