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천시 사회복지예산은 1조640억원에 달한다.

말로만 회자되던 ‘사회복지 1조원 시대’를 살고있는 지금, 인천시민들의 삶의 질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조대흥(48) 회장과 함께 짚어 본 인천 사회복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은 제법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원로들이 많은 사회복지계에서 가장 젊은 협회장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조 회장은 인천 사회복지에 대해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미래는 희망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지역 사회복지 현장에서 뛰고 있는 2천200여명의 사회복지사들을 대표해 조 회장은 사회복지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뿐 아니라 사회복지사의 시각에서 바라본 현안 문제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풀어놨다.

-첫 인상에서 젊은 패기가 느껴진다. 사회복지 1조원 시대를 살고있지만 시민들의 체감정도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은데 인천의 사회복지수준은 어느정도 인가.

▲올해 사회복지예산은 1조640억원 정도로 알고있다. 이는 시 전제예산대비 16.11% 정도에 해당한다. 사회복지예산 증액이 점진적이긴 하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의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사회복지사로 협회에 등록돼 있는 회원은 1만7천여명에 달하지만 현장에서 활동 중인 사회복지사는 2천200여명에 불과하다.

복지 수요자들이 다양해진만큼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복지정책과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사들의 삶의 질은 복지서비스 수준과 직결된다.

-최근 협회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사 한마음 대회를 열기도 했고 이에앞서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희망복지포럼이라는 새 대화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것들로 기대되는 효과가 무엇인가.

▲학문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사회복지는 역동적이면서도 헌신과 자비·구호의 개념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사회복지는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의 가치가 자유·평등·인권인만큼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고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쌍용차 문제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용산참사 문제 등 사회적 문제에 사회복지사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마음대회를 비롯한 행사들은 사회복지 안의 구성원들이 단합하고 자존감을 회복해 지역사회에 무언가를 할수 있는 동기부여로 작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앞선 행사에서 공통적으로 인천시장의 특별강연을 주 행사로 다뤄 일부의 우려를 샀다.

▲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공적자원을 사용하는 의사결정자로서 적극적으로 행정을 알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계속해서 그 정책행위가 시민 전체 삶의 질과 공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만 맞춰져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행사의 취지를 인천시장도 잘 알고 있었고 현장의 강연은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인천미래도시축전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기대와 함께 자칫 지역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어떠한가.

▲그 부분은 우리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 OECD 국가의 평균 사회보장 지출이 21%에 비해 우리나라는 9%에 불과하다. 국가는 물론 지자체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찾는 가치다.

행사들의 궁극적인 목표와 결과도 사회복지 가치인 사회적 정의와 부합되어야 한다.

송도국제도시에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사회복지시설과 기관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는데 반영되지 않고 있다.

도시를 개발했다고 해서 경제유발지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 시설이나 기관으로 도시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보고서도 많다.

-매년 열리는 사회복지예산정책토론회에서 사회복지사들의 처우개선 문제가 단골로 지적된다. 무엇이 문제이고 대안인가.

▲대통령 선거때마다 나오는 단골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대로 공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고 현 정부도 민간사회복지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단일급여체계를 도입·시행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생계적인 어려움은 높은 이직률을 초래하고 결국 전반적인 복지 서비스 수준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자체별로 통일된 기반의 보수체계 수입이 필요하며 인천의 경우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와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돼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조 회장이 협회장을 연임한 동시에 다문화가족센터나 빈민퇴치운동본부 등 개인적으로 활발하고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다.

▲두번의 선거를 통해 4년이 넘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데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생각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이 협회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이상 과거의 전통적인 사회복지 방법으로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다른 센터와 단체를 만들게 됐다.

사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글로벌한 구호활동이다. 롤모델이 한비야인 만큼 국제 구호전문가로 활동하고 싶은 것이 내가 갖고 있는 꿈이다. 현장의 사회복지사 후배들도 사회복지인으로서 꿈을 크게 가졌으면 좋겠다.

-평소 사회복지와 관련해 교육을 강조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에서 사회복지 교육 수준과 해결책은 무엇인가.

▲사회복지 서비스에서 발견되는 세계적 추세를 끊임없는 학습과 교육을 통해 사회복지사 스스로가 알아야 한다.

여전히 지역에서는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런 서비스는 수요자의 인권이나 다양한 문제와 요구를 해결하지 못한다.

특히 인천의 경우 사회복지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교육기관이 필요하다.

인천대는 윤리·사회복지학부가 아닌 진정한 사회복지학부를 마련해야 하며 인하대도 사회복지학과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내년 지방선거 물밑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사회복지 분야를 이용해 정치계에 입성하거나 사회복지 표밭을 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앞서 언급했지만 사회복지는 정치적이다. 어느 분야보다 가치 개입적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서 그들을 대변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사회복지계는 중요한 사회복지정책 의사결정과정에서 힘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되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때문에 많은 정치인들이 사회복지인들 중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표를 인식해 단지 사회복지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는데 이들이 사회적 약자를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고 진정성을 갖고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정치인으로 활동하길 바란다.

-끝으로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가 사회복지 1조원 시대 속에서 해야할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

▲협회는 궁극적으로 국민의 사회복지 향상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형성된 사회복지예산이 올바로 계획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의 역할과 능력이 필요하다. 즉,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협회는 복지사들의 전문지식의 개발과 보급,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과 관련 전문가 단체와 네트워크 등에 힘쓸 계획이다.

또한 지역의 복지문제를 공공·민간이 다같이 참여해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데 다양하고 확장된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대담=양순열 사회부장
정리=홍신영기자 cubshong@i-today.co.kr
사진=김성중기자 jung@i-today.co.kr

조대흥 회장은

생년월일

1961년생

학 력

동인천고등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사회사업학과 졸업

인천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책개발학과 졸업

인천대학교 일반대학원 행정학과 박사학위

경 력

1999.2 내리요양원 원장

2002.2 인천신생전문요양원 원장

2006.2 인천시서구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2007.8 인천시서구노인인적자원관리센터 소장

2008.4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사무총장

현재활동

(사)인천광역시 사회복지사협회장

(사)빈곤퇴치운동본부 이사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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