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주노동자와 어린이들의 건강한 치아는 우리 ‘건치’가 책임지겠습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를 이끌게 된 고승석(42) 회장의 각오다. 고 회장은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에서 ‘행복한 치과’를 운영하며 ‘건치’의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고 회장이 이끄는 ‘건치’ 인천지부는 지난 2004년부터 한국 이주노동자 인권센터내에 이주노동자 치과진료소 ‘희망세상’을 마련해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25~30명의 치과의사와 30~40명의 자원봉사자(치위생사, 조무사)로 구성된 9개 팀이 돌아가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치과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충치가 생겨도 치료를 받지 못하던 이주노동자들이 소문을 듣고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와 함께 ‘희망세상’을 찾아 치료를 받은 뒤 서툰 한국어로 감사의 말을 건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라며 “언어적 문제로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필요한 치료를 하지 못할 때가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치과의사들의 친목모임으로 출발한 건치는 현재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치과의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건치는 이주노동자 치과 진료뿐 아니라 매년 저소득층 아동과 어르신들을 위해 참의료실천단, 진료사업인 ‘치카푸카대작전’, ‘농활’, ‘건강한 겨울나기’ , 저소득층 아동과 어르신들을 위한 검진 및 예방 사업 등 지역 의료봉사활동에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 평양 제1인민병원 내에 독립된 치과병동인 ‘겨레하나 치과병원’을 설립하는 등 남북 의료교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 주변에는 의료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이 여전히 많습니다. 건치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모자란 점이 많습니다. 건치회원 회비로만 운영하다보니 활동을 늘려가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고 회장은 특히 인천이 이주노동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의 이주노동자 치과진료 사업 역시 통역이나 의료지원 등의 봉사자가 많이 부족해 시민들이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공영근기자 syyk080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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