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클래식 음악이 있는 전시회장 같은 치과 병원을 열고 싶어요.”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굿모닝치과에서 치과의사로 근무 중인 남대성(32)씨가 꿈꾸는 병원이다.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사진과 클래식 음악을 통해 치료에 대한 긴장과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

어릴 적부터 치과의사를 꿈꿨던 남씨가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3년 공중보건의사로 첫 근무했던 인천시 옹진군 덕적보건지소 생활을 하면서부터다.

그가 공중보건의사로 첫 발령을 받은 덕적보건지소는 그 동안 같이했던 가족과 친구 등을 뒤로한 채 혼자 처음 가 본 곳이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했던 섬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마음을 열고 소박한 음식 등을 건네며 다가오는 주민들을 바라보며 그 곳의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는 “덕적보건지소로 발령 받은 뒤 두 달 동안은 정말 낯설고 힘들었지만 치료 후 고마움을 표시하며 음식을 갖고 찾아오는 주민들과 친해지면서 낯설었던 덕적도는 제2의 고향이 됐다”며 “이런 마음에서 다시 돌아 본 덕적도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워, 시간이 나면 덕적도의 모든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공부하며 찍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덕적도의 정겨운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을 시작했던 그는 이제 카메라에 우리나라의 멋진 풍경과 다른 지역 주민들의 소박한 마음을 담고 있다.

1년 간의 덕적도 생활을 마치고 남은 공중보건의사 생활을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보건소로 옮겼지만, 도심에서 찍은 사진 속에 담긴 것은 웃음을 잃고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 모습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웃음과 여유를 찾아주고 싶어 틈틈이 사진을 찍으며 색소폰 연주를 배웠고 시간이 날 때면 길거리로 나서 어설픈 색소폰 연주로 사람들에게 여유와 웃음을 선사했다. 또 그는 지난 2007년부터 마라톤도 시작해 자신이 뛰는 거리 만큼의 금액을 모아 익명으로 인천지역의 어려운 이웃들도 돕고 있다.

그는 “주위 사람들은 저에게 서른이 넘도록 아직 여자 친구 한번 사귀어 본 적이 없다고 초식남(취미활동에 적극적, 이성과의 연애에는 소극적인 남성)이라 놀리지만, 저는 결혼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고 목표를 위해 잠시 미룬 것입니다”라며 “전시회장 같은 병원을 개원해서 환자의 고통도 덜어주고, 환자가 아니라도 언제든 일상생활에 지친 시민들이 제 사진과 색소폰 연주를 감상하며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안식처 같은 병원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공영근기자 syyk080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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