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미나리를 채취한다고 일방적으로 제초제를 뿌리다니…”

인천시 서구 신현동 일원 ‘가정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미나리꽝 일대에 제초제가 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백로, 개구리는 물론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까지 죽은 채 발견됐고, 인근 주택가까지 제초제 냄새가 흘러들어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신현동 미나리꽝 현장에는 건설사 측에서 포클레인을 통해 한창 로터리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건설사는 최근 농약을 대대적으로 살포한 데 이어 이날 주민 민원이 제기되자 흙을 뒤집는 일을 진행한 것.

건설사는 미나리꽝 일대에 벌레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지난 3일 오후 그라목션(제초제) 1만ℓ와 지오렉스(살충제) 500ℓ를 섞어 이 일대에 뿌렸다. 이곳과 불과 3m 정도 떨어진 곳에 빌라 등 주택가와 초등학교가 있어 제초제 살포에 따른 민원을 제기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문도 열지 못한 채 두통과 눈이 따가워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주민 박모(60)씨는 “현재 코를 만지면 화끈거리고 머리에 통증이 올 정도로 독한 약을 뿌릴 줄 몰랐다”며 “인체에 들어가면 치명적인 제초제를 집안 거실과 3m도 안 되는 거리에 뿌렸으니 건강에 대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주민 정모(43)씨도 “제초제를 뿌린 주변에는 백로, 개구리, 맹꽁이 등 동물들이 여기저기 죽어있는 상태”라며 “주변 텃밭의 상추와 배추를 먹은 사람이 어제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초제를 뿌렸으니 미나리를 채취하지 말라’는 현수막만 붙였을 뿐 주민들의 안전은 뒷전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건설사 관계자는 “청벌레 등 많은 곤충류들이 인근 초등학교 급식소 안에 들어와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돼 고민 끝에 제초제를 뿌리게 됐다”고 말했다.

라다솜인턴기자 radasom@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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