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라는 도시의 속살을 작가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느린 걸음으로 도시 속을 걸으며 보고 느낀 이미지를 담은 작품전이 있다.

주목할 것은 단순히 작품만 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주알 고주알 적은 작가의 변을 그림 밑에 붙여넣기로 했다.

작품을 그린 이유를 써 넣기도 하고, 무엇을 표현했는지 설명하기도 한다. 혹은 이 도시에 대한 애정을 하염없이 푼다.

글을 따라가다 보면 그림에 투영된 인천에 대한 애틋함이 절로 다가온다.

(사)환경미술협회 인천시지회 회원작가들이 꾸민 전시다.

말 그대로 타이틀이 ‘인천을 바라보는 화가의 시선 전’이다.

오는 30일부터 9월4일까지 인천 신세계갤러리를 채운다.

“인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많지요. 성냥공장, 자장면, 개항 100주년기념탑,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굴포천, 개발현장까지 제각각 체험이나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죠. 유유자적 걸으며 찬찬히 살펴보는 겁니다. 이 도시의 풍물과 냄새, 뒷골목, 비전을 보고 표현함으로써 한번 인천을 이해해보자 했습니다.”

고진오 환경미술협회 인천시지회장이 기획의도를 전한다.

‘인천 성냥공장 아가씨’ ‘싹트는 인천’ ‘27년의 기억’ ‘개발-한평의 땅’…. 출품한 작품 제목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30여명이 참여했다.

서양화, 한국화, 수채화, 문인화, 공예, 조각까지 다양하다.

“어떤 전시를 할까 워크숍을 해 주제를 잡았습니다. 협회 타이틀을 건 전시론 지난해 창립전 이후 이번이 네번째죠. 늘 다름을 보여주려 합니다.”

한국환경미술협회 본부차원에서는 환경국제 엑스포 등 매년 굵직굵직한 행사를 치르고 있다.

인천지회는 다른 시·도보다 늦은 지난 2004년에서야 창립했다.

“서울에 가깝다는 것이 역작용을 한 셈입니다. 출범 당시 회원기준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전업작가에 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죠. 결론은 후세에 물려줄 자연환경을 일구자는 협회의 취지에 마음을 더하는 사람이면 프로·준프로를 떠나 같이 가자는 쪽으로 났습니다.”

연혁은 짧으나 현재 회원이 380여명에 달한다고 고 회장은 소개한다.

“어느날 기억에 남는 장소로 다시 사생을 나가보면 그 자리에 모텔이 들어서 있어요. 파괴되는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아프죠. 단순히 그림에 담는 것에서 그치지 말자는 겁니다. 환경보전을 위해 우리의 역할을 찾고자 합니다.”

지회 연륜이 짧다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순전히 의미를 찾고자 회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마음을 모아왔습니다. 지원을 바라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의욕만큼 하려니 버거운 부분이 있네요. 비영리단체로 등록을 해서 풀어보려 합니다. 하천 살리기 깃발전이라든가 이웃사랑 나눔전 등 할 일이 많아요.”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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