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큰 병원에만 응급환자들이 몰리다보니, 작은 병원은 야간 진료실 운영을 꺼리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7시30분부터 밤 12시까지. 본보 취재팀이 응급실을 갖춘 3곳의 병원을 취재했다.

서해권역응급의료센터인 길병원의 응급실에 취재팀이 도착한 시각은 오후 7시30분. 이미 응급실에는 14명의 환자가 병상에 누워 있었다.

30분쯤 후 자가용을 이용해 병원에 도착한 영아 환자가 응급실로 향했고, 곧바로 발목에 붕대를 감은 30대 여자가 택시에서 내렸다.

이후 승용차나 택시, 또는 119 구급대를 이용한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밤 12시쯤 27개 응급실 병상은 중 6~7개 정도만 비어 있었다.

길병원 응급실 20여명의 간호사와 의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던 비슷한 시각, 지역응급의료기관인 사랑병원. 응급실 내 15개의 병상 중 14개가 비어 있었다.

택시나 승용차를 이용한 환자들이 드문드문 응급실을 찾았다.

지역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응급실을 떠날 쯤 비어있던 14개 병상은 역시 그대로였다.

야간진료실을 운영하는 남구 숭의동의 한 병원은 이날 취재동안 다리를 다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한 명만 보였을 뿐 당직의사와 간호사 2명만이 쓸쓸히 야간 진료실을 지키고 있었다.

이에 앞서 본보 취재팀은 지난주초 중구와 남구, 연수구, 남동구 등지의 응급실(야간진료실)을 갖춘 병원을 살펴봤다.

사정은 18일 밤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대형 병원의 응급실은 분주했던 반면, 종합병원급이나 병원급 응급실은 조용했다.

일부 병원의 경우, 간판만 밝게 빛날 뿐 야간진료실의 불이 꺼져 있었다.

야예 야간진료실을 없애버린 곳마저 있었다.

인천소방방재본부가 집계한 올 6월까지 119 구급대의 병원별 응급환자 이송현황을 보면, 전체 이송환자 2만7천155명 중 중앙길병원이 4천845명(17.8%)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인하대병원(2천865명), 한림병원(2천11명), 부평 세림병원(1천975명), 성모자애병원(1천649명), 인천의료원(1천436명) 등의 순이었다.

이 중 응급의료기관급 이상으로 지정받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한림병원, 성모자애병원 등 4곳이 차지하는 비율은 41.8%나 됐다.

특히 다른 대형병원의 경우는 소재지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 반면, 길병원이나 인하대병원의 경우 소재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는 환자들이 대형병원만 고집하는데서 오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인천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환자 이송시 가장 가까운 의료기관에 이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그러나 현장 구급대원들은 환자의 상태를 떠나, 환자나 보호자가 요구하면 큰 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주희, 송효창, 조자영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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