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청 홍보팀장으로 근무하는 모봉구(47)씨가 동양의 적벽대전, 임진왜란, 서양의 100년전쟁, 페르시아전쟁 등 전 세계적으로 가장 치열하고 유명했던 전쟁을 설화적인 관점에서 독자적 시각으로 분석한 책자 ‘적벽대전은 섹스대전이었다’를 출간해 화제다.

모두 350쪽 분량의 이 책은 우선 그 치열했던 전쟁의 기록들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사나이들이 의리를 맺을 때 거론하는 대명사인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가 정말로 있었는지? 그리고 제갈공명에게는 한겨울에 동남풍을 불게 할 수 있는 마술적인 힘이 있었는지, 과연 조조가 100만의 대군을 거느리고도 패배했는지?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간 100년 동안 전개됐던 100년 전쟁도 마찬가지다. 과연 글자도 모르는 16세 시골뜨기 소녀 잔다르크가 신의 계시를 받았다며 “저에게 군대를 맡겨주시면 영국군을 물리치겠습니다”하면 군대 지휘권을 넘겨줄 왕이 어디 있겠느냐, 대답 대신 엉덩이를 걷어차 쫓아버리는 것이 백퍼센트 냉정한 현실일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또 임진왜란에서 노적봉의 쌀 무더기, 영산강의 쌀 씻을 물을 보고 왜구들이 도망쳤다고 하는데 비록 얄미운 왜놈들이지만 그런 바보 같은 군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일갈한다.

2천500년전 동·서양 최초의 충돌인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 페르시아전쟁은 더욱 가관이다. 오늘날 마라톤의 기원이 된 마라톤전투에서 그리스군의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필립피데스라는 병사가 약 42㎞를 뛰었다는 것도 확실치가 않고 또한 최근에 상영됐던 영화 ‘300’에서 보듯이 테르모필레전투에서 그리스의 스파르타군 300명이 페르시아군 100만명을 상대로 싸웠다는 것은 아이들조차 믿기 어려운 내용이다.

이같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쟁과 전투에는 허풍과 과장이 매우 심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저자는 이를 치열하게 전개되는 전투가 남녀 간의 치열한 사랑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모봉구씨는 지난 2000년부터 저술활동을 시작해 그간 ‘그리스로마신화의 부활’ ‘성에 관한 12가지 신화 이야기’ ‘그리스로마신화보다 재미있는 우리나라 전설’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설화의 재발견’ ‘백설공주는 왜 난쟁이 집으로 갔을까?’ 등 모두 7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이 중 ‘설화의 재발견’은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김자영인턴기자 87ash@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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