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오페라를 한 편 올리려면 제작비가 만만치 않은데, 지자체 지원금은 턱 없이 부족해요. 보다 많은 시민들이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됩니다.”

미추홀오페라단을 이끌고 있는 이도형 단장은 민간 오페라단 운영의 어려움을 이같이 토로했다. 이 단장은 “지난 2003년에 창단해 지금까지 9차례 정기 공연을 이어왔지만 그 동안 부족한 제작비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며 시 지원금이 보다 증액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 단장은 미추홀오페라단 외에도 전국 74개 민간 오페라단이 가입한 한국오페라협회장직도 맡고 있다. 지난 2007년 창립 당시 수석 부회장을 맡았다가 올해 회장직에 올랐다. 민간에서 제작되는 오페라나 클래식콘서트가 보다 활성화돼야 클래식 애호층이 더 확산된다는 생각 때문에 회장직을 맡게 됐다.

그는 오페라 지원이 주로 국공립단체 위주로 이뤄지면서 창작예술이 전시행정용으로 비춰지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다. 오페라 한 편이 현대적인 정서에 맞게 제작돼 무대에 올리려면 1억5천만~2억원 정도 필요한데 민간단체에 지원금을 생색내듯 조금씩 내주면 부실해지고 일반 시민들이 성악이나 오페라에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페라단을 창단하고 첫 공연할 당시에 지원금이 1천만원 정도 밖에 안됐어요. 받지 말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거부하게 되면 향후 지원금이 아예 끊어질 것 같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미추홀오페라단은 오는 13~17일 10회 정기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10회를 기념해 창단 작품이었던 ‘코지판 뚜떼’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오페라에 무관심한 일반 시민들도 거부감없이 친숙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

“인천에는 오페라 마니아층이 많은 편이에요. 향유층들이 인천의 예술 풍토가 척박하다는 인식 때문에 주로 서울 공연을 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개선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단장은 오페라단 운영 외에도 소외계층에 예술에 대한 향유 기회를 주기 위해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자주 열고 있다. 또 올해 시온보육원 원생들을 모아 합창단을 만들었다. 이 합창단은 인천도시축전 축하행사때 특별출연해 공연할 예정이다. 앞으로 전국 보육원생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해 합창단을 전국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구준회기자 jh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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