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금니 챙기세요.”

유순자(52·여·남동구 간석동)씨는 최근 치과에서 80만원을 주고 금니 2개를 교체했다.

10년 전에 시술을 받았던 금니가 수명이 다해 새로운 금니로 바꿔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유씨는 빼낸 금니를 돌려 받지 못했다.

연일 금 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일부 치과들이 못 쓰게된 금니로 부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민들은 금니가 폐기물로 버려진다고 알고 있지만 치과들은 수명이 다 됐거나 망가져 못 쓰게돼 뽑아낸 금니를 모아서 폐금 업체에 팔고 있다는 것이다.

팔린 금니는 폐금업체의 작업장에서 정제과정을 거쳐 다시 순금으로 태어나고 있다.

특히 종합병원의 치과나 대형 치과들은 환자들이 금니 교체로 뽑아낸 금니를 하루에도 몇 개씩 모으고 있다고 병원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남구 주안동의 한 치과의사 A(35)씨는 “치료가 끝난 뒤 환자가 돌려 달라고 하지 않은 못 쓰는 금니를 모았다가 금 시세가 좋을 때 폐금업체에 팔고 있다”며 “요즘 일부 젊은 의사들은 금니를 가져가라고 환자에게 알려주고 있지만 상당수 치과들은 환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일부러 밝히진 않는다”고 말했다.

폐금업체 관계자는 “금의 종류, 함량, 무게에 따라 금니의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이에 씌우는 금니는 개당 평균 5만2천원 정도, 이에 떼우는 금니는 개당 8만1천원 정도에 거래가 되고 있다”며 “치과의 규모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한달에 평균 30개 정도의 금니를 팔고 있고, 최근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집에서 보관하던 금니를 사들이는 폐금업체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치과가 못 쓰는 금니를 팔아 수입을 챙기면서 환자들에게 금니를 돌려 주지도 않고, 새로운 금니로 교체하는데도 가격조차 깍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얄밉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영근기자 syyk080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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