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마다 뻔 한 바닷가에 늘 그렇고 그런 여행장소. 여기에 지난해와 똑같은 일정이라면 차라리 자동차를 이용해 일상탈출을 꿈꿔보라.

그래선지 막바지 여름휴가도 얼마남지 않은 요즘 실속파 여행마니아들은 이제 한바탕 홍역을 치뤄낸 뒤 한적하고 조용한 드라이브 코스를 준비한다.

최근 건교부가 지정한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을 중심으로 고개, 다리, 산길, 거리 등의 테마를 찾아내 차례로 소개한다.

늦여름을 유혹하는 고개(재) 3선

◇팔공산 한티재

▶위 치-경북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득명리(국지도 79호선)

▶특 징-팔공산은 전국의 10대 명산중 하나로서 동화사, 부인사 등의 명성사찰과 천주교 한티성지, 신숭겸장군 유적지 등 많은 유적과 전설이 서려있어 4계절 내내 등산객과 탐방객이 넘치는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다.

또 이 고개는 지역 탐방객의 편의를 위해 건설된 도로로 경북 군위군과 대구간을 연결하고 있다.

팔공산의 경치와 관광도로로서의 기능을 위해 환경 친화적으로 건설되었고 팔공산의 아름다운 전경과 신선함을 굽이굽이 휘감아 돌다보면 도로의 굴곡을 따라 펼쳐지는 수려한 주변경관에 감탄과 탄성을 자아낸다.

▶주변관광지

△팔공산=팔공산은 천년이 넘은 동화사를 비롯한 수십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으며, 골짜기마다 암벽과 어우러진 울창한 숲은 명산의 위세를 더해준다.

삼종불을 모신 제2석굴암(삼존석굴)과 보각국사 일연선사가 삼국유사를 저술한 인각사가 팔공산 자락에 속해 있으며, 맑은 물이 흐르는 수 갈래의 계곡 속에 이른 봄의 진달래, 늦봄의 영산홍, 여름엔 후박 등이 청초하게 피어나고, 가을에는 단풍과 활엽수, 겨울의 설경 등이 신비의 경지를 이룬다.

△정곡자연휴양림=고로면은 면전체가 자연휴양림이나 다를 바 없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으로서 이곳의 장곡자연휴양림은 삼림욕장으로서 최적지로 소문난 곳이다.

가을철에는 도토리가 많이 생산되며, 야영장, 산책로, 산림욕장, 전망대, 체력단련실, 어린이 놀이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야외교실, 자연관찰원, 전시관 등의 교육시설을 비롯해 각종 휴양시설을 갖추고 자연 속에 묻혀 찾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삼존석굴(제2석굴암)=경북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에는 신라 소지왕 15년 극달화상이 창건한 삼존석굴이 있다.

국보 109호로 지정된 삼존석굴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자연동굴로 아미타블과 대세지보살, 관음보살이 온화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60년대 말까지는 세인들의 눈에 띄지 않다가 70년대 초 학자들에 의해 경주 석굴암 보다 1세기 이상 일찍 창건된 것으로 그 모태임이 밝혀져 세계적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안재 야경

▶위치-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함양읍 구룡리(지방도 1023호선)

▶특징-지안재와 오도재는 옛날 내륙지방 사람들이 남해안쪽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하고자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했던 고개다.

굽이굽이 고갯길을 휘감아 오르면 지리산으로 갈 수 있으며, 낮에 보아도 아름답지만 특히, 야경이 아름답기로 알려져 있다.

여름밤에는 반딧불의 군무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공기가 맑고 ‘가루지기’전의 주인공 변강쇠와 옹녀의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오도재 정상에는 그 옛날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무사히 재를 넘고 장사가 잘 되도록 산신령에게 기원하였다는 비석도 있다.

▶주변관광지

△상림공원=상림공원은 함양읍 서쪽을 흐르고 있는 위천의 냇가에 자리 잡은 호안림으로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둑을 쌓아 강의 흐름을 지금의 위치로 돌리고 나무를 심어서 지금의 숲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의 하나로서 현재는 풍치림 또는 휴양림의 역할을 하며, 이 숲에서 자라는 식물을 공부할 수 있는 학습원의 역할도 하고 있다.

△지리산 자연휴양림=지리산 자연휴양림은 봄철 벽소령의 잔설아래 산벚나무 꽃의 아름다움과 고로쇠 수액의 음용, 광대골 및 비리내 계곡의 맑고 충분한 물을 갖춘 여름철 피서 휴양문화의 적지이다.

가을철 지리산 계곡의 단풍관광을 겸한 산악 등반이 가능하며, 겨울철의 지리산 설경은 자연휴양림을 찾는 이용객에게 조용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칠선계곡=설악산의 천불동 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손꼽히는 칠선계곡은 지리산의 대표적인 계곡이다.

험난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 그리고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을 끼고 있는 칠선계곡은 천왕봉 정상에서 마천면 의탄까지 장장 18km에 걸쳐 7개의 폭포수와 33개소의 소(沼)가 펼쳐지는 대자원의 파노라마가 연출되는 곳이다.

◇완주 모래재

▶위치-전북 완주군 소양면~진안군(구국도 26호선)

▶특징-전주에서 진안으로 가는 국도26호선을 따라가다 완주군 소양 화심에서 구국도26호선(모래재구간) 모래재 터널을 거쳐 진안으로 이어지는 도로다

산속을 깎아지르듯이 굽이굽이 놓여있는 도로를 지나다보면 먼 산속 풍경을 볼 수 있어 시원한 풍취를 느낄 수 있으며, 오랜지색의 ‘무진장’ 시골버스가 푸른 나무사이로 다니는 모습 또한 정겹게 느껴진다.

모래재 휴게소를 지나 조금 더 가다보면 메타세콰이어가 1㎞정도 어우러진 최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나타나며, 거대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에워싼 이 구간에서는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국적인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주변관광지

△대아저수지=대아저수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저수지답지 않게 자연스럽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있는 운암산(597m)과 우아하고 부드러운 산세의 동성산에 에워싸인 잔잔하고 푸르른 호수의 물은 남쪽의 동상저수지와도 이어져 있다.

대아저수지를 감돌아 동상저수지에 이르는 호반도로는 말끔히 포장되어 드라이브 코스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원등산=원등산은 일명 청량산이라고도 불리며,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 찾으면 또 찾고 싶을 만큼 여운을 주는 곳이다.

다리목마을에서부터 오르는 등산로는 오르면 오를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구간이며, 원등사를 거쳐 정상에 오르면 북으로는 위봉산과 동상저수지, 북동쪽으로는 금남정맥의 최고봉인 운장산과 연석산, 남으로는 만덕산이 수려한 풍광을 자아내는 멋진 곳이다.

△화심온천=화심온천은 호남지방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온천으로 역사가 있는 온천이다.

온천수의 성분은 중탄산나트륨이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이며, 피부미용, 신경통, 관절염, 류머티즘,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전주, 마이산 및 완주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온천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며, 한식당, 커피숍, 모텔숙박, 노래방, 단체놀이시설, 회의실 등을 겸비하고 있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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