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문제는 유지관리다. 인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자연형하천 사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번듯하게 하천을 탈바꿈시켰고, 조성 중에 있는데 앞으로가 더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굴포천, 승기천, 장수천, 공촌천, 나진포천 등 5개 하천(길이 24.35㎞)을 중심으로 테마를 설정해 자연형 하천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 기업, 행정, 전문가와 함께 거버넌스 행정이 밑바탕 됐다.

강 하나 없는 인천이 세계물포럼에서 ‘물 시범도시’로 선정됐고, 오는 8월엔 ‘한국 강의 날 대회’가 예정됐다. 단정하긴 이르지만 두 가지 사례만 보면 일단은 성공이다. 탄력을 받은 시는 31개 지방하천까지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놓은 하천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도 버거운 실정이다. 예산도 그렇거니와 체계적 관리시스템 구축도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다시 시작할 때다. 지금까지 썩은 하천을 되살리는 일에 매진했다면 앞으론 만들어 놓은 하천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본보는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과 한국하천환경연구회가 지난 7일 인천에서 연 ‘하천유지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나온 유지 관리의 사례 등을 소개한다.



#‘청계천을 중심으로 본 국내 하천 유지관리 실태’

-강수학 청계천관리센터 생태관리 부장

서울에는 한강, 중랑천, 안양천 등 국가하천과 청계천, 양재천, 홍재천 등 33곳의 지방하천, 그리고 백운천, 구기천 등 18곳의 소하천이 있다.

여기에 청계천, 양재천, 성내천, 홍제천, 난지천 등 5개의 하천이 생태하천으로 조성됐다. 41.5㎞ 길이의 한강은 20과 12관리소로 구축된 ‘한강사업본부’가 관리를 하고 있고, 각 하천별로는 서울시설공단, 해당 구 치수방재과·토목과·치수과 등이 유지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8.12㎞ 길이의 청계천은 교량 25곳, 수문 54지점 249홀, 접근로 등 구조물을 비롯해 유지용수, 조경시설, 각종 설비 등을 관리하기 위해 시설관리공단에 ‘청계천관리팀’을 꾸렸다.

이곳에는 운영파트(12명), 시설파트(21명), 생태파트(8명), 용수관리소(13명) 등 총 54명의 전담 인력이 모였다.

양질의 유지용수를 공급함으로써 쾌적한 자연 생태환경을 유지하는 게 과제다. 한강원수(9만8천㎥/일)와 지하철역사 지하수(2만2천㎥/일)를 공급한다. 버들치, 동돌고기, 납지리, 긴몰개 등 고유종이 서식할 수 있도록 수질관리를 하는 게 목표다.

또 인명·시설피해가 없도록 방재시스템을 운영한다. 청계천 산책로는 10분당 5㎜(시간당 30㎜)의 비가 내릴 경우 물에 잠기도록 설계됐다. 강우가 쏟아지면 경보시스템이 작동, 산책로 등 출입을 통제한다. 청계천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큰 이유다.

주민참여를 위한 소프트웨어도 청계천관리팀의 몫이다. 하천과 생태계의 모니터링은 기본이고, 청계천 생태탐방 등 총 14개의 생태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시민걷기대회, 문화페스티벌 등 각종 문화행사도 유치해 도심속 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 일본 유지관리 사례

-히로세 마사요시 일본국토교통성 하천국치수과 기획전문관

일본 도시의 대부분은 홍수시 하천수위보다 낮은 편이다. 그 비율이 75% 정도 되는데 영국(9%)이나 미국(10%) 등 선진국에 비하면 상당한 저평지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강우, 태풍 등에 따른 홍수 피해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본이 치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

하천 관리에 체계화가 필요했다. 1896년 치수를 염두에 둔 하천법을 만들어 근대하천제도의 서막을 알렸다. 1964년엔 새로운 하천법을 제정해 치수나 이수 등과 관련한 체계적인 제도를 정비했다. 이때 수위관리제도를 도입했다.

1997년엔 하천법을 개정했다. 치수·이수 외에 ‘환경’ 개념까지 가미했다. ‘하천환경의 정비와 보전’ ‘지역의견을 반영하는 하천’ ‘정비계획제도 도입’ 등이 골자다.

하천법에 따라 1급하천, 2급하천, 준용하천 등으로 구분해 국토교통성과 각 지자체에서 각각 역할을 분담·관리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의 예산은 약 5조9천억엔(2008년 기준)이다. 전국의 공공사업 예산 가운데 약 80%에 해당된다. 국토교통성은 하천에 관련한 예산을 약 15% 정도 사용한다. 관동 지방의 예를 들면 하천사무소(23곳)와 출장소(79곳)이 103개의 하천을 관리하고 있다.

각종 치수대책을 수립해 강우나 홍수 때 안전을 확보하는 게 큰 과제인데 환경 컨셉트까지 도입하고 있다. 일명 ‘다자연천(多自然川) 만들기’가 그것. 이 같은 구호는 세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천에 다양한 동·식물이 식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고 하천경관의 다양화를 시도한다. 여기에 지역의 역사와 문화까지 배려한다.

# 하천 유지관리의 미래 전략

김성환 한국하천환경연구회 고문

하천법에는 하천의 유지 관리와 관련한 규정이 있다.(제2조 7호, 14조 1항) 이수 기능을 최대한 보장하고 치수기능을 증진시키며, 하천 환경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다소 산발적이다. 유지관리와 관련해서는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도 세부기준이 없는 한계가 있다.

하천의 유지관리는 토지, 공간, 시설물, 치수, 이수, 수환경, 생태계, 경관, 수목·식생, 역사·문화, 모니터링, 감시, 홍보, 하천관리센터 등 그야말로 다양하다.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유지관리와 관련한 사항을 보면 하천 내 행위제한, 하천부속물의 유지보수, 하천 유량 관리비 등에 한정됐다.

치수사업에 국비 5조8천439억원(82%)와 지방비 1조3천194억원(18%)가 투입된 반면(2002년 기준) 하천을 유지·관리하는 데는 연 430억원(국가하천, 2003년 기준)이 투입됐다. 이는 일본에 비하면 130분의 1에 해당된다. 이와 관련한 정책이 바뀔 시점이다. 행정구역별로 유지관리체계를 보완하거나 유역단위별로 관리체계를 신설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하천의 유지관리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다. 예방적 분야와 관리업무 등 둘로 나눌 수 있다. 예방 측면에서는 하천과 유역을 일관하는 마스터플랜과 역사, 문화, 지형, 지질·수환경·홍수·유사·생태계· 경관분야 등의 기초조사 그리고 하천별 모니터링을 중심으로 추진할 수 있다.

관리업무는 홍수나 생태환경.수환경 변화 모니터링에서부터 하천시설물, 공간, 역사.문화 등에 대한 조사와 분석, 그리고 시설물.공간.이용실태 등 각 분야의 개선 방안 등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일관성이나 예산절감, 그리고 국토관리의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생명 품은 장수천
더 풍요롭게 하자

엄지수 가정고3

요즘 4대강 살리기와 경인운하 등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어른들의 이해득실로 찬반이 엇갈리는 현상들도 보이긴 하지만 어찌됐든 우리가 수십 년 간 방치하고 지키지 못했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곪고 썩어서 회생불능인 곳도 있겠지만 파내고 가다듬어 예전의 하천이 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고 사라져버린 모든 것들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우리가 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위적으로 물을 흐르게 해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도록 자연친화적인 하천복원을 통해 자생할 수 있는 하천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말이다.

장수천은 거마산에서 발원, 남서쪽으로 흐르다 서창동에서 만수천을 만나 소래포구로 향한다. 그래서 인천대공원은 호수의 팔당원수를 끌어들여 흘려보내고 있다고 한다. 사실 장수천의 유지용수는 산줄기에서 발원하는 물이 아니라 팔당원수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더더욱 장수천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복원공사에도 자연형 생태하천별 테마가 있는데 그 중 장수천은 ‘반딧불이와 함께 하는 하천’이라고 한다.

급격한 인구 및 교통량 증가의 영향으로 도시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동북아의 세계 일류 명품도시인천과 지속가능한 생태모범도시지향을 목표로 도심하천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1단계 공사를 마무리했고 2단계 공사를 추진 중이다. 축대도 쌓고 하천변에는 5천475그루의 나무를 심어 녹지 띠를 만들려고도 한다.

이런 노력 등으로 지금은 차츰 좋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2PPM이 돼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우리 부모님 세대에 했던 수영은 못할지언정 물놀이는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BOD가 3PPM 이상이어서 현재는 불가능하니 못내 아쉽다.

계절마다 바뀌는 주변 환경도 자연스럽게 그저 자연의 섭리대로 이뤄지는 것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차츰 학년이 올라가면서 내 나름대로 환경에 대한 등한시에서 오는 미련함 같은 것을 보게 됐다. 환경은 그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주어지거나 당연히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얼마 만큼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성장하면서 나이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드디어 관찰하고 공부하고, 행동에 옮기게 됐다.

그래서 우리는 장수천의 미래를 생각하며 장수천 토종 100여 마리의 미꾸라지와 물고기 등을 방류했다. 좀 더 깨끗한 환경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후 방류한 토종 물고기 등의 생태확인을 위해 찾은 장수천은 정말 경이로웠다.

장화신고 뜰채 들고 들어간 하천에는 여러 종류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우리가 방류한 미꾸라지들은 어미 만큼 컸으며 부성애가 강하다는 물자라와 3급수 정도에서 사는 각다귀유충, 날도래우렁이, 장구애비, 개아제비, 줄새우, 말거머리, 잠자리 유충, 다슬기 등이 살고 있어 정말 신기하고 행복했다. 물론 아주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한다는 옆새우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생물도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생물들을 직접 채집해서 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런 수생 생물들을 잘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갈대나 달뿌리풀, 갯버들, 고마리, 소리쟁이 등의 식물이다. 그늘을 드리우고 수온을 낮추어 용존 산소량을 높게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삼덩굴이나 가시박같은 외래종들이 이런 수생식물들의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적극적으로 환경정화 교육과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갯버들이 흔들거리며 우리를 유혹하는 봄이 다시 왔다. 이런 모든 자연 현상들을 보며 역경을 딛고 살아가는 생물들처럼 우리들에게도 언제나 아름답고 희망찬 봄이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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