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인천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가 출국한지 58일만에 정상정복에 성공했다.

1977년 9월 15일 스물아홉 한국 청년 고상돈 대원이 해발 8천848m의 에베레스트 정상에 태극기를 꽃은 후 3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국 유일의 미등정 광역자치단체로 남은 인천의 산악사에 이정표를 세운 희소식이다. 이번 원정은 경제불황으로 후원사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운영비 마련으로 동분서주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여기에 지난 1991년 안나푸르나(8천91m) 원정 당시 사고로 2명의 대원이 목숨을 잃은 충격으로 침체기를 걸어오던 인천산악사에서 18년만의 해외원정 결과라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준비과정에서 예상 귀국 일정까지를 알아본다.

▲험난했던 준비과정

장기간 중단됐던 인천의 해외원정은 10여년 전 인천산악연맹을 중심으로 흘러나온 자성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원정을 준비해 온 건 지난 2007년부터다.

산악단체를 중심으로 자체대원 모집과 별도의 훈련을 진행해 왔고 지난해 인천시생활체육협의회의 지원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경기불황으로 추가 후원이 요원해지면서 출발을 앞두고 한차례 고비를 맞기도 했다.

결국 어렵게 일부 지역 금융사와 행사기관 등에서 후원을 받은 원정대는 대원들의 자비 부담을 늘리고 발대식을 갖기 전 인천대학교와 합동등반 등으로 운영비를 절감하는 방안까지 선택하며 이번 원정을 성사시켰다.

▲정상정복 3인은 누구

정상에 오른 3명의 대원들은 국내 훈련부터 주목을 받아온 대원들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대원은 왕청식씨과 이강목씨. 왕청식씨는 지난해 네팔 아일랜드피크(6천189m) 원정대장에 이어 미국 요세미티 리닝타워를 초등한 베테랑 산악인이다.

전병민 대장, 곽수영 부대장 등과는 2007년 페루 최고봉인 와스카란(6천768m) 등에서 손발을 맞추어 왔다.

맥킨리(6천194m)와 아콩카구아(6천959m)를 단독 등정한 이강목씨 역시 일찌감치 정상등정을 예상했던 인물 중 하나다.

여기에 박인수씨 역시 맥킨리와 엘부루즈 등을 포함해 마라톤과 철인3종경기 등을 통해 몸을 단련해온 강골이다.

▲어떤 대원들이 있나

원정대엔 최종적으로 정상을 밟은 왕청식, 이강목, 박인수 대원 외에도 고산 등정 경험이 풍부한 대원들이 함께 했다.

알래스카 헌터봉(4천442m), 페루 와스카란 등을 함께 등정한 전병민 대장과 곽수영 부대장 외에도 지난 1992년 맥킨리 남벽 다이렉트루트 개척 중 290m를 추락하고도 재활에 성공해 이번 원정에서 베이스캠프를 지킨 송석우씨 등이 있다.

하지만 당초 정상공격 요원 중 하나로 알려졌던 천준민 대원이 직장문제로 후발대 합류가 좌절됐고 마지막으로 합류한 재미교포 이만우 대원은 고소증이 심각해 베이스캠프에서 하산해 조기 귀국했다.

▲귀국까지 남은 일정

남은 로체봉 등정에 나서는 원정대는 현재 큰 부상자 없이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로체봉 공격조로 일찌감치 내정된 신성균 대원이 정상공격을 위해 캠프3에서 갈라져 로체봉으로 향하는 캠프4로 이동 중이다. 원정대는 20일을 전후해 로체봉 정복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대원들이 하산하는대로 다시 공격조를 편성해 정상등반에 나설 예정이다.

베이스캠프에서 네팔 시내까지 일주일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로체봉 정복이 늦어질경우 대원들은 내달 초에나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