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보존 논란이 일고 있는 굴업도를 놓고 문화재청과 옹진군이 맞붙었다.

문화재청이 굴업도 공유수면 일원을 ‘천연기념물’로 지정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옹진군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곳의 골프장 개발로 환경단체의 반발이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문화재 논란까지 가세할 전망이다.

19일 문화재청과 옹진군에 따르면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는 지난 2월 회의를 통해 옹진군 덕적면 굴업리 산1, 산6 일원 공유수면을 대상으로 천연기념물 지정 추진을 결정했다.

굴업도 해안 공유수면에 국지적으로 해식지형이 발달돼 있고, 만조 때에는 물에 잠겨 보이지 않지만 간조 때에는 해식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검토 결과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 일원은 해식와(海蝕窪, notch)가 대규모로 발달해 있다며 이미 현지조사와 용역·학술조사까지 거쳐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는 게 문화재청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 옹진군에 토지조서와 도면 등 기초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시민·환경단체가 이와 관련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군은 최근 ‘천연기념물 지정을 반대하는 입장이다’고 답했다.

군은 문화재청의 이같은 결정이 골프장 등 CJ그룹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CNI)의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외곽 경계 500m까지는 영향검토를 거쳐 현상변경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이미 현지조사를 통해 천연기념물로 지정 추진되고 있는 지역은 섬 끝부분에 해당돼 오션파크 사업엔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군이 문화재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은 관내에 천연기념물이 다수 있을 뿐더러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야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청도 동백나무 자생북한지 두 곳을 비롯해 백령동 사곶천연 비행장, 남포리 콩돌해안, 진촌리 감람암포획현무암분포지 등 세 곳, 그리고 신도 노랑부리백로 및 굉이갈매기 서식지 등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놨을 뿐 지원책이 없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천연기념물 지정은 옹진군 관광개발계획과 상충된다”며 “그 동안 지정만 해놓고 지원이 없어 오히려 개발에 장애가 돼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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