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성민 인천시 장애인종합복지관 정보화교육 강사>

“아직도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불편함이 많아요.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애써 찾아오셔서 아들같은 저에게 배움을 얻으신다고 생각하면,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을 해요. 사회 전반에 걸쳐 교육시설에 다가갈 수 있는 접근성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인천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정보화교육 수업을 맡고 있는 이성민(23) 강사는 이달로 경력 1년차인 교사 초년생이다.

그만큼 의욕이 크다.

조선대 특수교육과 4학년 2학기를 시작하면서 일찌기 취업, 학교의 배려로 이곳 복지관에서 강의를 맡게 됐다.

“장애인 교사를 배출하는 학과예요. 전국에 몇 안돼죠. 부전공으로 컴퓨터 교육을 했거든요. 운이 좋았습니다.”

학과를 택한 이유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거의 없는 데다 거동이 불편한 시각 지체 1급장애인이다.

인천에서 살고 있는 그가 굳이 대학을 전라도까지 갈 수밖에 없었던 것도 그래서다.

“초등학교 6학년때 특별활동으로 컴퓨터반에 들어간 것이 인연이었어요. 컴퓨터하고 노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아버지를 졸라 컴퓨터를 샀는데 그만 고장이 났어요. 나름대로 고쳐보려 이것 저것 시도하다 보니 아는 것이 많아졌습니다.”

그가 맡은 수업 이름이 ‘장애인 정보화교육’이다.

3개월 과정으로 PC기초, 인터넷 기초, 한글 워드프로세서, 마이크로소프트 OA 등을 강의한다.

학생들은 지체장애인과 정신지체장애인이 섞여 있다.

“40, 50대가 대부분 입니다. 오전 오후 7~8명씩이에요. 부모님 같고 삼촌 같죠. 처음 올 때 컴자도 모르던 이들이 점차 원서도 작성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을 보면 내심 뿌듯해요. 과정을 끝마친 분들이 다시 찾아와 묻는 적도 많아요.” 자랑을 건네며 환하게 웃는다.

스스로 공부하는 방식을 묻자 인터넷을 통하면 못할 게 없다고 대답한다.

“얼굴 윤곽이 보이는 정도 시력입니다. 보행은 불편하지만, PC모니터를 보는 데는 지장 없습니다. 파일로 된 전자도서를 구입하면 소리변환 프로그램을 통해 음성으로 들을 수 있어요. PC가 똑똑하죠.”

한가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잡는다.

‘시각장애인에게 국한해 안마사 자격증을 허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이야기를 돌린다.

“시각장애인 친구중 안마사가 많습니다. 요즘 밤잠을 설치며 힘들어 해요. 마음이 아프죠. 국가가 위헌 판결을 내리기에 앞서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제도마련이 선행돼야하지 않을까요.”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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