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한 지 2년의 시간이 지나간다. 인천건축의 현재를 발견하기 위한 장정이 시작되고, 최초 6개월의 시한이 1년으로 연장된 후 다시 해를 바꿔 지속되는 사이 신문사 내부의 담당기자도 바뀌었다.

여기자에서 남기자로. 그래도 2년 간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면 내게 주어진 마감시간만 있었을 뿐, 어느 한 순간도 담당기자로부터의 확인전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습관처럼 격주 수요일 오전 이전에 나는 원고를 이메일 송신했고, 연재기사는 어김없이 목요일자 문화면 전면을 덮었다.

그런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는 행운도 행운이려니와 다행인 것은 한 번의 거름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 자체로 기쁠 일이지만 그래서 가끔은 뿔도 났다.

연재 원고의 70∼80%를 탈고한 시간이 밤을 꼴딱 샌 새벽시간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필자가 전횡하는 지면에 대하여 모니터링을 자주 듣고 싶었는데 그게 생각처럼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야 인천 현대건축의 상황을 일별하여 기록에 담는다는 기본취지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연재였지만 편집자 또는 독자들의 시선에서는 거북할 수도 있었을 것이기에. 아무튼 2년 동안 지인으로부터 들은 몇 차례의 응원성 발언을 제외하고는 일방 통행식 연재물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 점은 독자들께 미안한 마음 지울 수 없다.

취재 공간의 범위. 일부러 인천지역으로 제한하였지만 광역도시 인천은 참으로 넓고, 깊었다. 강화도를 다녀오는 날은 하루를 온통 소비해야 했다.

고백하건대 영종도 외의 도서지방을 수시로 드나들지 못한 점은 콘텐츠의 한계를 노정시켰다. 그곳에도 현대건축의 일단이 숨어 있을 터, 다음의 기회로 미룬다.

고백하자면 송도국제도시를 위시한 경제자유구역의 건축물에 종종 시선을 빼앗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의지는 경제자유구역 바깥에 머무르는 시간을 탐했다.

온통 경제자유구역에 집중되어있는 시정(市政)으로 말미암아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공간을 소비하는 방식의 과잉의사를 경계하기 위함과 더불어 소위 구도심이라 일컬어지는 경제자유구역 외(外)지역에서의 건축적 성과를 주목함으로써 균형발전목표 이전에 균형된 감각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본 신문의 제호가 담고 있는 ‘인천’의 중심성을 끝까지 놓지 않은 것이 건축정보의 한계로 지적될 수도 있지만, 그래서 콘텐츠의 취약성이 단점으로 꼽힐 수도 있지만 인천은 현대건축의 신흥 경쟁장으로서의 충분한 잠재적 가치를 지닌 도시라는 점에서 초기의 기획을 일탈하고자 하진 않았다.

그 결과 인천에서 만난 몇몇 건축물의 경우 한국현대건축의 현재적 가치를 담은 수작(秀作)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할 수 있겠다.

사진의 상태. 솔직히 고르지 못했다. 연재 시작 후 사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으니 게재된 사진의 분위기도 시간의 변화를 따랐다.

사진작업하기에 좋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 원고마감시간을 코앞에 두고까지 두어 차례 현장을 방문하기도 일쑤였다.

날이면 날마다 가볼 수 있는 현장이 아니기도 했고, 전업 기자가 아니다보니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 취재해야하는 일상의 조건을 무시할 수 없었다.

때론 건물의 향에 따라서 몹시도 추운 겨울, 아침 일찍 자동차로 1시간 여를 이동하여 아침 햇살이 드러나는 때를 기다리기도 했고, 어스름 석양이 내려앉기 직전의 현장을 지켜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니 먼 길을 택하여 취재해야할 때는 날씨가 좋기만을 기원해야할밖에. 사실 연재의 시작을 앞두고는 신문사 사진기자의 촬영을 전제로 했었다.

그러나 내 시간 내기도 어려운데 그게 아니어도 바쁘디 바쁜 신문사 사진기자와의 시간 약속이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그래서 직접 사진을 찍는 것을 택했던 것. 가끔은 건축가들이 소장한 제대로 된 건축사진을 빌려오기도 했다. 고층의 오피스 사진처럼 건물의 외곽선을 왜곡 없이 수직선을 살려야 할 때는 특히 그랬다.

좋은 사진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한층 더 고급화시키는 것도 내게 주어진 미션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매번 건축사진의 진수를 독자들께 전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독자건축탐정단의 공개모집. 이미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연재물의 초기 기획안에는 오프라인 상에서 독자건축탐정단의 공개모집도 내용에 들어 있었다.

팩션(Faction)의 형식을 띠는, 현장성에 치중한 독자와의 소통구조를 확대한다는 기획 의도가 컸었다. 결과적으로 불발에 그쳤고 그 바람에 2차년도 연재물이 사뭇 경직된 글쓰기로 전전한 이유가 되었다.

독자탐정단원들과 탐험대상의 현장을 함께 누비는 공상도 해보았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았다. 기왕에 시도하기로 한 것이니만큼 신문사와의 긴밀한 협조 하에 본 지면을 통하여 <독자건축탐정단 AQ>의 정식 발대식을 가져볼 요량이다.

제3탄, 건축탐정 AQ는 계속됩니다. 다음호부터 <건축탐정 AQ>는 인천 건축의 새로운 지형 구축을 향하여 돌진할 것이다.

지난 2년의 연재물에서 상자기사로 소개되었던 건축가들과 본 코너에 소개되지 못하였지만 현재 인천의 여러 장소에서 건축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이들을 포함한 최대 20인의 건축가와의 직격 인터뷰를 통하여 인천의 도시와 건축을 진단하고 전망하는 기획을 수행하고자 함이다.

이미 눈치 챈 독자들도 많겠지만 상자기사 안에 지역의 소수 문화인들을 포함한 건축가들의 간단 정보는 인천의 건축 현재가 그들의 정신과 노력의 산물이었음을 기록하자는 의도였다.

건축가 없는 건축의 존재도 인정하지만 좋은 건축, 좋은 도시를 만드는 최전선의 전문가인 건축가의 실명제는 그 도시의 문화지수를 높이는 크나큰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이 연재물의 3탄은 바로 그들의 음성을 통해서 보다 신랄하고, 의미 있는 발언대로서 건축탐정 AQ의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2년 간 50여 회의 미욱한 연재물을 흥미롭게 읽어주신 독자제현께 감사하며, 이후의 기록에도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처음처럼’ 생기 있는 연재기사로 독자들과 만나고 싶다.(계속) 전진삼(건축비평가, 격월간 건축리포트‘와이드’ 발행인 겸 광운대 겸임교수)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