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4개월에 걸친 증개축 공사를 마치고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재개관한 인천광역시립박물관(이하 시립박물관)이 방학을 맞아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개관 60주년을 맞는 우리나라 최초(1946년 4월1일 개관)의 공립박물관인 시립박물관이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쯤해서 재개관한 시립박물관의 변화와 과제를 되새겨 보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전시공간과 부대시설 등을 중심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봄으로써 시립박물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두드러진 변화는 이전의 3개 전시관 240여 평의 전시공간을 새로 증축한 건물과 조화롭게 이어붙이며 동선을 뽑아냈다는 점이다.

4개의 상설전시실 이외에 기획전시실, 기증실 등 460여 평의 전시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상설전시실을 비우지 않고도 다양한 기획전시(100평)가 가능하게 되었다.

여기에 다목적홀(200석), 세미나실(40석), 체험실, 자원봉사실, 도서실, 정보검색실 등을 두루 갖춤으로써 인근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빌리지 않고도 보다 좋은 환경에서 전시 이외의 교육과 체험 그리고 정보공유 등의 박물관 활동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장시간 박물관에서 머물면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카페테리아 및 뮤지엄샵 등이 갖춰졌다.

전체적으로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공간 배치로 박물관의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설을 갖춘 셈이다.

이제 동선을 따라 전시를 개괄함으로써 시립박물관의 변화와 정체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역사실 1(선사시대~고려시대) - 역사실 2(조선시대~일제강점기) - 공예실 - 서화실 - 기증실 - 기획전시실로 이어지고 있다.

각 전시실의 규모를 감안하여 강제동선을 채택하고 연대기별 전시와 오브제별 전시를 겸하고 있다.

내용 면에서는 근대 개항기의 인천을 다채롭게 전시함으로써 이전보다 시립박물관의 정체성을 두드러지게 강조하고 있다.

이는 근대 개항기 유물들을 꾸준히 보유해 옴으로써 가능한 일이었다.

이전의 시립박물관은 일반 역사유물 중심의 전시로 내용에 있어 지역박물관의 정체성과 타박물관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또한 전시기법 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쇼케이스나 액자에 유물을 담아 전시하던 이전의 전통적 방법에서 벗어나 공감각적인 다양한 기법들이 동원되었다.

위치를 버튼터치로 확인할 수 있는 조형물, 전시 내용을 설명하는 스크린, 손으로 들고 보는 확대경 등이 그렇다.

여기에 자유롭게 사진 찍기가 가능하고 체험코너가 마련되어 관람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이상과 같이 재개관한 시립박물관은 업그레이드 된 전시공간과 다양한 전시기법 그리고 실용적인 부대공간으로 박물관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중요한 과제는 고답적인 박물관에서 벗어나 친근한 문화공간으로 바꿔 나아갈 프로그램을 계발하는 일이다.

또한 근대 개항기가 강조된 상설전시와 특별기획전(도시기행 - 상하이, 요코하마 그리고 인천)으로 지역박물관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했다.

향후 근대 개항기 중심의 지역 정체성과 시립박물관의 성격을 드러내는 일에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시립박물관의 사회적 기능을 어떻게 심화하고 확장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

시 정책 당국과 시립박물관은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관람객과 시민의 욕구는 재개관한 시립박물관의 현재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더욱 커져갈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천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벌써부터 일부 전시물이 망가지고 수선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시립박물관은 행정당국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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