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양경찰서 연안파출소에서 일하는 강나미(27) 순경은 해경에 발을 들여놓은지 이제 8개월째다.

입문하자마자 근무처로 배정받았던 3개월간의 함정생활, 이어진 육상근무가 ‘초년병’인 강 순경에게는 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지만 특히 요즘 느끼는 보람은 남다르다.

강 순경은 지난달 23일부터 인천해경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안내데스크에 마련한 ‘외국인 관광객 통역서비스센터’에서 중국어 통역관으로 일하고 있다.

“터미널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도움도 주고 제가 일하는 해경의 이미지도 한껏 높일 수 있어 뿌듯함을 느낀다”는 강 순경의 중국어 실력은 말 그대로 ‘유창’하다.

워낙 막힘이 없다보니 오히려 중국인들이 깜짝 놀라며 ‘혹시 중국사람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단다.

강 순경은 산둥성 옌타이(煙台)사범대학에서 3년6개월 동안 공부했다.

해경에도 중국어 특채로 들어왔다.

때문에 중국어에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던 터였다.

마치 물을 만난 고기처럼 강 순경은 이 곳에서 자신의 중국어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재미있었던 일 하나. 얼마전 한 중국인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길래 강 순경은 평소대로 개찰과정과 선내 주의사항, 섬지역의 특성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뜨악한 표정을 짓길래 다시 물어보았더니 이 중국인은 섬으로 피서를 가기 위해 이 곳을 찾은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가려다가 길을 잘못 들은 것이었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한바탕 웃은 뒤 강 순경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중국인을 국제여객터미널까지 친절히 안내해주었다.

통역서비스센터에는 강 순경 외에 동료인 연안파출소 이필섭 순경이 영어, 여객선사 여직원이 일본어 통역관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지난해 연안여객터미널을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은 1천여명. 올해도 비슷한 숫자의 외국인들이 이 곳을 찾아 강 순경 등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강 순경은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참여, 낯선 타지에서 겪는 외국인들에게 도움도 주고 봉사하는 해양경찰의 모습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인수기자 yi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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