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인 송도, 영종, 청라지구의 1단계 기반공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2009년에 세계도시엑스포(EXPO)를 개최, 전 세계가 인천의 발전상을 확인하고 감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달 민선 4기 시대를 새로 연 안상수 인천시장의 취임 일성이다.

오는 2009년 10월 개통 예정인 송도~영종간(21.27㎞) 인천대교의 준공시기를 2~3개월 앞당겨, 관광, 축제, 스포츠, IT 및 BT, 전지, 컨벤션, 컨퍼런스 등의 행사가 어우러진 인천세계도시엑스포를 개최하겠다는 것이다.

안 시장은 이를 위해 지난 8일 있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인천대교의 조기개통과 151층 인천타워의 조기착공을 건의했다.

또 도시엑스포가 열리는 2009년을 문화관광부가 정한 ‘인천방문의 해’가 될 수 있도록 내년에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도시엑스포 개최 시점이 너무 촉박하고, 공인 받지 못한 엑스포라는 이유로 사업 타당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왜 엑스포인가

문제는 인천시가 추진하려는 2009년 도시엑스포의 경우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승인(공인 또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0년 중국 상해가 5년마다 열리는 세계엑스포(BIE 공인) 개최지로 이미 확정됐고, 우리나라는 종합박람회(공인) 성격이 아닌 분야별 박람회(인정)로 2012년 여수엑스포를 유치할 계획이다.

BIE 승인을 받은 엑스포의 경우, 3개월여 행사기간 91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여수가 유치하려는 비등록(인정) 박람회의 경우에도 최소 1천만명의 관광객과 10조8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BIE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개별적으로 회원국을 접촉 참여를 독려해야 할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홍보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BIE 승인과 관계없이 ‘엑스포(EXPO)’란 명칭을 사용할 뿐, 굳이 큰 부담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는 이미 지난 2003년에 세계엑스포(2008년 개최)를 유치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어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제2의 대전엑스포(?)

우리나라 최초로 BIE 승인(인정)을 받아 열린 대전엑스포(1993년)의 경우, 기반시설을 제외한 행사에만 4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당시 3개월여의 행사기간 다녀간 관광객 중 95%(1천334만명)가 내국인에 그쳐 엑스포의 의미를 무색케 했다.

이후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엑스포 관람 시설은 오랜 기간 방치되다 결국 놀이공원으로 탈바꿈 됐다.

인천시가 엑스포를 개최하려는 궁극적인 목적도 한반도의 신성장동력이 될 경제자유구역에 해외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BIE 승인까지 받은 대전이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이지 못한 이유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시 자체적으로 엑스포를 개최하려는 인천은 행사에 필요한 예산을 450억원 규모로 한정했다.

단일 사업으로 500억원이 넘을 경우 기획예산처의 감독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남은 준비기간 3년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에 가장 큰 걸림돌은 준비기간이다.

엑스포가 열리는 2009년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의 1단계 기반시설이 완료되는 만큼, 기반시설에 들어가는 추가비용 없이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그러나 엑스포 개최의 상징적 의미가 될 인천대교의 준공시기가 행사가 끝나는 2009년 10월쯤이어서 준공시기를 앞당겨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또 송도 6·8공구에 들어서 151층 인천타워는 매립 준공 전에 착공, 어느 정도 골격이 나와야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발이 한참 진행 중인 도시기반 자체를 볼거리로 제공하기에 엑스포 개최 시점이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또 대회 조직위가 출범하는 내년 4월쯤에는 시가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가 확정되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총회도 예정돼 있어,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밖에도 엑스포가 열리는 2009년은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시점이어서, 선거를 의식한 이벤트성 행사로 비춰질 수 있어 부담으로 작용한다.

참고로, 지난 5.31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안상수 인천시장은 아시안게임 유치 활동과 관련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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