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인천종합문화예술관 소공연장은 인천시민 생일축하 잔치장(?) 같아 보였다.

?아무리 힘없는 여당이라고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당권을 노리는 8명의 실세들이 한 목소리로 인천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칭송하며 인천시민들을 향해 온갖 아부를 떨어대는 모습에서 선거철이 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천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보려고 애쓰는 여당 후보들의 절실함만큼 인천시민들도 여·야를 떠나 조만간 인천의 20∼30년을 담보할 시장·구청장·시의원·구의원을 뽑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처지에 놓여있는 점을 감안하면 냉소로 이들을 외면할 수 만은 없는 동병상련이 느껴졌다.

?이날 당의장 후보 초청 인천지역 합동토론회는 ‘인천에서 승리하면 전국에서 승리한다’는 김교흥 열린우리당 인천시당 위원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인천시민의 위대함이 줄줄이 나열됐다.

?2.18전대 선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홍(광주 북을) 의원은 “당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서 제물포의 지축이 흔들리도록 인천시민들이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 달라”며 이미 옛 지명(?)이 된 제물포까지 끄집어냈다.

?김영춘(서울 광진갑) 후보는 20년 전 인천 송림동에서 노동운동을 한 과거사를 들쳐 내 공업도시·서울 관문도시였던 인천이 서울의 변방이 아닌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췄다고 추켜세웠다.

?임종석(서울 성동을) 후보는 인천은 한국의 배꼽으로 대한민국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도시라고 주장하고 인천에서 승리하는 정당이 전국에서 승리한다며 지방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한 발 더 나가 인천이 대한민국의 ‘정치1번지’라고 단언,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의 속도와 추진력, 양력으로 열린우리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겠다 피력했다.

?조배숙(전북 익산을) 후보는 인천의 개항지론을 거론,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우리나라가 세계로 도약하는 관문이 될 것이라고 칭송했다.

?김부겸(경기 군포) 후보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송도가 수도권규제로 발목이 잡혀있는 점을 지적, 열린우리당이 이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고건 전 총리와 인천에서 회동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인천이 민주 양심세력의 대연합 진앙지가 되도록 시민들이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혁규(비례대표) 후보는 ‘인천이 열린우리당의 뿌리’라는 논리를 통해 지난 총선에서 우리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천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라고 ‘풍선’을 띄웠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인천시민이 한나라당에 본대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여당 당의장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인천시민 비행기 태우기’에 나섰음에도 말만큼 인천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는 않았다.

?통합을 내세우든 과거와 단절을 강조하든 이들 후보 중 인천 출신이 없었고 특히 후보 상당수가 영·호남 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특정지역(?) 출신인 것이 한 요인이요, 또한 그동안 이들이 인천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내세울 ‘과거’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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