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1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하려는 친일인명사전 지원 예산을 국회가 전액 삭감하자 국민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한 네티즌에 의해 촉발된 모금운동은 국민의 폭발적인 참여로 시작 일주일만에 3억원이라는 거금이 모였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듬해 8월29일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할 친일인사 3천90명의 1차 명단을 발표할 수 있었다.

김성혁(41)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장은 모금운동 당시 문구 도매를 하던 평범한 인천시민이었다.

그는 그때 친일인사를 밝히려는 민족문제연구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국회에 울분을 느꼈고, 곧바로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으로 가입했다.

인천지부는 같은 해 6월 인천지역 회원 30여명이 중심이 돼 창립됐다.

회원활동과 지부창립에 앞서 온 김 지부장은 2005년 1월 초대 지부장에 선임돼 활동해오고 있다.

현재 지부회원은 450여명. 직장인과 교사, 자영업자 등 평범한 시민들이 주축을 이룬다.

인천지부의 주된 활동은 청소년,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넬 전시를 통한 홍보와 교육이다.

대학 캠퍼스나 학원가, 행사장 속에 파고들어 민족정신을 일깨우며 시민들에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친일문제, 민족문제는 지금도 우리의 정치,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판넬전시는 학생, 시민들 스스로 우리 민족의 올곧은 정신과 삶을 깨닫게 합니다”.

김 지부장은 요즘 시대를 같이 살았지만 다른 삶을 살았던 일제하 독립군과 친일인사들의 활동을 같이 판넬에 담아 전시하고 있다.

친일인사들은 주로 음악인이나 미술인 등 예술인을 다루고 있다고 전한다.

독도문제나 역사교과서 왜곡 등도 인천지부가 그간 전시해온 내용들이다.

지난 6월에는 남동구 인천대공원에서 보훈처와 함께 제작한 CD로 ‘친독립군가’ 축제를 열기도 했다.

“아직도 친일문제를 지적하는 우리들을 빨갱이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험으로 미뤄 생각해보면 그들은 대부분 친일파에 속아온 사람이거나 친일파와 관련있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김 지부장은 국치일(國恥日)인 오는 8월29일에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2차 친일인사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상기시키고 내년 말로 예정된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송정로기자 goodsong@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