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보던 조선시대 궁궐을 둘러보고, 우리나라 역사도 배웠어요.”, “처음 맛본 잡채가 너무 맛있어서 엄마 생일에 직접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부평여자중학교가 최근 펴낸 ‘다문화 교육 중심학교 운영 사례집’에 담긴 학생들의 체험 프로그램 참가 후기다.

부평여중은 지난해 다문화 가정 학생 4명과 한국인 학생 4명을 대상으로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한국전통 미술과 음악, 역사와 지리에 대해 배워보는 한국전통문화 이해 교육은 물론 경복궁 및 국립민속박물관 견학, 한국 음식 만들기, 전통 과학 및 다문화 체험 활동에 참여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강모(16)양은 처음으로 경복궁을 견학하고, 조선시대 역사에 대해 배운 뒤 체험 후기에서 “엄마에게 경복궁에서 배운 우리나라 역사를 얘기해 드렸더니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셔서 뿌듯했다”고 썼다.

어머니가 조선족인 김모(17)양은 요리학원에서 한국전통요리인 칠절판과 잡채를 만들어 보고, “엄마가 중국에서 오셨기 때문에 집에서 칠절판이나 잡채는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지만 직접 만들어 보고 먹어도 보면서 궁금증을 풀었다”고 적었다.

부평여중은 다른 학생들도 모두 참여하는 다문화 축제 등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기회도 마련했다. 다문화 축제는 아시아와 유럽 5개국의 전통 의상을 입어보는 프로그램 등으로 짜여졌다.

지난 1년 간 다문화 교육을 통해 이같은 성과를 거뒀지만 숙제도 얻었다. 학생들의 성장 단계에 맞는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안이 과제로 남은 것이다.

구희경 교사는 “다문화 교육은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을 우리 사회에 적응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라며 “다문화 가정의 학생이라고 시각을 달리해 바라보지 않도록 다른 학생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또 다른 목표”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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