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주거환경정비사업도 주택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주택이나 토지가치가 상승하는 만큼 재개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강북 뉴타운 조성사업 시행과 함께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서울에 이어 부천, 성남, 수원 등 아파트 가격상승을 주도한 신도시 주변지역으로 번져온 정비 사업은 이제 인천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수도국산, 간석, 구월, 신현주공 등 대규모 단지에서 이미 재개발사업이 시행된데 이어 이제 구도심권을 중심으로 규모가 작은 정비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 만큼 주택경기가 살아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정비사업 과열이 그동안 이어왔던 불패신화를 깰 수도 있다는 우려의 진단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에서 분양률이 저조하거나, 웃돈에서 거래됐던 분양권 하락 등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긍정적인 면

1차 정비 사업에 지정된 사업 지역 중 현재 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상당수는 이미 건설업자를 끼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이 열악한 추진위원회의 초기 자본을 충당해 주는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체와 시공업체를 내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진행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 그 만큼 사업성이 있기 때문에 시공업체에서 투자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의 한 공무원은 “국내 주택건설 도급순위 30위안에 드는 건설업체중 인천 재개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업체가 없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공사가 조합과 함께 건축주로 참여하는 지분제와 공사비만 받는 도급제로 관계를 맺는 시공사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 아니냐는 판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좋은 주거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역개발과 함께 충분한 녹지공간 확보, 훌륭한 교육여건 마련 등이 성패의 요소라는 것이다.

▲부정적인 면

인천에서 벌어진 각종 대형 개발 사업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주택경기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을 접고서라도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는 곳이 많기 때문. 용현·학익지구, 도화·가정 뉴타운사업 등 도심권 개발 사업은 물론 송도, 청라, 한화 등 대형 택지개발사업과 분양시기가 맞물려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구도심권 재개발지역에서 50%를 밑도는 분양률을 보인데다 대규모 재개발단지인 구월, 간석지역 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송도와 논현택지 등지에선 아파트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이 현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정비사업의 경우 부동산업계와 건설회사 등에서 개발하면 가격이 크게 상승한다는 논리로 부추기는 경향이 많다”면서 “정비 사업을 하면서 주택경기하락이나 주거환경 미흡 등으로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되면 결국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규원·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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